가계대출로 급증한 은행 수익, 외국인이 쓸어갔다

김지훈 2021. 11.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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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강화를 명분 삼아 대출 금리를 급속도로 올리며 '실적 잔치'를 계속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의 이익 중 상당 부분이 외국인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회사는 주주들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안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는데, 국적을 이유로 배당에 간섭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주식회사가 내·외국인을 차별하지 않고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유독 금융회사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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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 외국인 배당금 최소 6800억원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강화를 명분 삼아 대출 금리를 급속도로 올리며 ‘실적 잔치’를 계속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의 이익 중 상당 부분이 외국인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예대마진차를 벌리며 올린 매출이 외국인의 배만 불려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도합 12조2114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KB 3조7722억원, 신한 3조5594억원, 하나 2조6815억원, 우리 2조1983억원 순이다. 4개 금융지주 모두는 이번 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수요 증가와 더불어 은행의 ‘이자 잔치’가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가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관리 강화를 주문하자,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낮추고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를 억제해왔다. 그럼에도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며 대출 수요가 줄지 않자 은행들의 이자 수익이 높아진 것이다. 3분기 기준 4대 그룹의 이자이익 비중은 전체 이익의 70%에 육박한다.

그런데 금융회사들이 벌어들인 이익 중 상당 부분은 국내가 아닌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돈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벌어들이고 정작 외국인의 배만 불려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KB(69.37%), 하나(67.36%), 신한(60.25%), 우리(29.56%) 순으로 높다. 이에 따라 배당금도 많게는 70%가량 외국인이 싹쓸이해가는 상황이다.

KB금융의 경우 올해 주당 750원의 반기배당을 실시했는데, 전체 배당금 2922억원 가운데 2149억원(73.55%)을 외국인이 챙겨갔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2·3분기 각각 주당 300원, 26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도합 2991억원 가운데 1757억원(58.74%)이 외국인에게 돌아갔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 배당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외국인 지분율로 미뤄봤을 때 최소 1375억원(하나), 320억원(우리)이 외국인에게 배당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가계대출이 급증하며 국민의 이자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이에 따른 과도한 반사이익을 누리는 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외국인이 배당금을 챙겨가는 것 자체는 주식 보유에 따른 권리 행사”라면서도 “이자 잔치로 벌어들인 국부가 유출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지주들은 외국인 지분율에 따른 배당이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회사는 주주들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안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는데, 국적을 이유로 배당에 간섭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주식회사가 내·외국인을 차별하지 않고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유독 금융회사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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