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박선원' 국정원 1차장 전진배치.."남북 관계 돌파구 마련"

강태화 2021. 11. 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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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가정보원 제1차장에 박선원(58)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제2차장에 천세영(54)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을, 기조실장에는 노은채(56) 국정원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각각 내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가정보원 제1차장에 박선원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왼쪽부터), 제2차장에 천세영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장, 기획조정실장에 노은채 국가정보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연합뉴스

이번 인사에 대해 청와대에선 대북 정책 라인 강화와 임기말 내부조직 쇄신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선원 차장을 대북업무를 총괄하는 1차장으로 전진배치한 것이 개편의 핵심으로 꼽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박 차장의 인사와 관련 “박 차장은 안보 전략가로서의 식견은 물론 개혁적 마인드와 추진력을 갖추고 있어 대북 현안 해결 및 남북, 북ㆍ미 관계 돌파구 마련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기용이라는 뜻이다.

박 차장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냈다. 2007년 이뤄졌던 남북 정상회담은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과 백종천 안보실장, 김만복 국정원장 등 3인 모임에서 주로 논의됐는데 당시 유일한 배석자가 박 차장이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과 박지원 국정원장이 2월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박 차장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측근이기도 하다. 그는 문재인정부 때 주상하이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6개월만인 2018년 7월 서훈 당시 국정원장의 특보로 국정원에 합류했다. 서 실장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국정원 기조실장을 맡아, 국정원과 청와대 안보실의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비롯한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담긴 인사”라며 “박 차장의 전진배치를 통해 대북을 비롯한 해외정보 수집 등 국정원의 관련 업무를 강화하는 동시에 청와대와의 직접 소통도 강화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 실장과 가까운 박 차장에게 대북 업무를 맡기면서, 후임 기조실장에 박지원 국정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은채 특보를 기용한 것도 청와대와 국정원의 협업 강화가 고려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발 요소수 수급 등으로 확인된 해외정보 수집 능력 문제도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문제가 해외 전문가인 박 차장의 기용과 무관치 않다”고 했다.
박 원장은 지난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의 중국 현지 정보관이 보고했지만 단편 첩보로 간과한 면이 있었다”며 요소수 대란을 사전에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천세영 신임 2차장과 노은채 실장 등 국정원 내부 출신들의 발탁을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대공수사업무 축소 등 국정원 내부 동요 수습과 사기 진작을 위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오른쪽두번째)이 10월 28일 국정원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에 출석, 감사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선원 기조실장, 윤형중 1차장, 박지원 국정원장, 박정현 2차장. 연합뉴스

박수현 수석은 천 차장에 대해 “1992년 임용 이후 국정원 대공수사부처 처ㆍ단장을 역임해 수사업무에 매진해 온 대공수사 전문가”라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공 수사권 이관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노 실장에 대해서도 “국정원의 개혁 방향은 물론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고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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