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포항 주장 강상우 "우승컵 가져온다고 팬들과 약속했는데.."

허인회 기자 2021. 11. 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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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인생에서 한 번 올까말까한 시간인데 팬들에게 죄송하다."강상우는 포항스틸러스 팬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속상하다.

26일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강상우는 "19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한 (오)범석이 형도 아챔 결승은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그만큼 축구 인생에서 한번 올까말까한 시간이다. 팬들과 우승컵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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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축구 인생에서 한 번 올까말까한 시간인데… 팬들에게 죄송하다."


강상우는 포항스틸러스 팬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속상하다. 포항은 지난 24일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알힐랄과 만나 0-2로 졌다.


26일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강상우는 "19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한 (오)범석이 형도 아챔 결승은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그만큼 축구 인생에서 한번 올까말까한 시간이다. 팬들과 우승컵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포항은 아시아 내 최고 초호화 군단을 자랑하는 알힐랄 앞에서 언더독이었다. 강현무, 이승모 등 주전 선수들이 이탈하며 스쿼드까지 온전하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결승전 개최지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포항은 파란 물결을 이룬 5만 명 이상의 상대 홈 팬들 앞에서 싸워야만 했다.


강상우는 "결승전이라고 생각하니 몸이 위축됐다.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첫 실점을 빨리한 뒤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그게 잘 안 되더라. 홈 관중의 응원 때문에 소통도 안 되니 우리의 페이스로 끌고 오는 게 힘들었다. 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감에 과감한 플레이도 나오지 않더라"고 어려웠던 결승전을 돌아봤다.


축구전문분석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두 팀 선수단의 몸값 차는 약 6배다. 알힐랄 선수단의 가치는 817억 원에 육박하지만 포항은 144억 정도에 불과하다.


강상우가 전반전에 맡은 무사 마레가는 포르투 등 유럽 무대를 경험한 공격수다. 강상우는 "내가 상대해 본 외국인 선수 중 역대 최고 실력자였다. 힘과 속도가 좋은데 공까지 잘 찬다. 몸값이 비싼 이유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후반전에는 내가 공격 위치로 올라갔다. 거기서는 다른 선수와 붙었는데 전부 컨디션이 좋아 보이더라. 전체적인 수준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전반 12분이었다. 신진호의 발리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임상협이 잡아 재차 때린 슈팅마저 골키퍼가 선방했다. 경기 시작 15초 만에 실점한 포항 입장에서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었지만 좌절됐다.


강상우는 "아직도 그 얘기를 한다. 진호 형 슈팅이 들어갔더라면, 상협이 형 슈팅이 들어갔더라면. 생각할수록 아쉬움의 연속이다.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었다. 결과는 몰라도 내용은 달라졌을 수 있었다. 그때 이후로 더 조급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강상우(포항스틸러스). 서형권 기자

그러면서도 강상우는 "돈으로도 못 사는 경험을 했다. 정말 많은 운이 따랐기에 결승까지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너무 아쉽지만 감사한 점이 더 많다. 이런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뛸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있을까.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25일 귀국한 포항은 휴식 없이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아직 K리그 일정이 남았기 때문이다. 28일 인천유나이티드와 맞붙은 뒤, 내달 4일 FC서울과 최종전을 가질 예정이다. 잔류는 확정했지만 팬들을 위해 남은 힘을 쥐어짜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지금 훈련장으로 가고 있다. 모레 경기를 또 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두 경기 남았다. 힘드냐고? 팬들의 응원이 있기에 안 힘들다. 다 왔으니까 괜찮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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