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파문 득실..尹, 원톱체제 확립했지만 정치력 한계 노출

나주석 2021. 11. 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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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면서 각종 잡음을 일으킨 건 일단 그의 대선가도에 '실(失)'로 작용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정치 평론가들도 정치 입문 후 윤 후보의 정치 비전이나 구상을 담아내는 첫 작품인 선대위 구성 문제에서 윤 후보가 발목을 잡힌 것은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주요 실무를 총괄하는 본부장급 인사를 이 후보 본인이 직접 담당한 것도 선대위 장악력, 리더십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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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영입 문제로 잇단 잡음
정치비전 드러낼 첫 기회 놓쳐
경력 5개월 불안감 해소
당내 입지, 발언, 통제력 한층 강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면서 각종 잡음을 일으킨 건 일단 그의 대선가도에 ‘실(失)’로 작용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정치력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잃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정치 입문 5개월만에 제1 야당의 당권을 장악한 건 또다른 측면에서 ‘정치력의 과시’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경선 일정이 늦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조기 선대위 구성이 절실했다. 윤 후보가 ‘1분 1초가 아깝다’고 최근 말한 것도 이런 문제 의식에서다. 갈 길 바쁜 윤 후보의 발목을 잡은 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문제였다. 정치 신인인 윤 후보에게 경험 많은 사령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은 줄곧 있어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을 두고 "현존 최고의 지휘관"이라 표현할 정도였기에, ‘김종인 합류’는 선거 승리의 상수이자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잡음은 윤 후보가 ‘본인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의사결정이 빠른 신속한 선대위 조직을 강조해왔던 김 전 위원장과 ‘다 함께 가자’를 강조한 윤 후보 사이에 접근법 차이가 드러난 것이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6일 라디오에 나와 "김 위원장은 일사불란하게 원톱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반해 윤 후보는 권력을 약간 분산해 전체적으로 협력해서 가는 모양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선대위 구성 문제에서 두 사람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합류냐 거부냐’ 등 줄다리기가 장기화 된 현 상황은 윤 후보의 정치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졌다. 윤 후보는 측근들을 잇따라 김 전 위원장 쪽에 보내 설득 작업에 나섰고, 급기야 김 전 위원장과 긴급 만찬 회동을 갖는 등 다급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 정치를 고집하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있지만, 윤 후보 역시 ‘내가 그린 그림을 수용하라’는 경직된 태도를 노출한 것이다. 정치 평론가들도 정치 입문 후 윤 후보의 정치 비전이나 구상을 담아내는 첫 작품인 선대위 구성 문제에서 윤 후보가 발목을 잡힌 것은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윤 후보가 얻은 것도 없지는 않다. 총괄 선대위원장이 누가 되든 일단 후보 본인이 ‘원톱’이라는 점을 대중에게 각인시켜줬다는 점이다. 정치 이력이 쌓이면서 ‘실언’으로 자살골을 넣는 빈도도 적어졌고 지지율도 안정세를 관리하는 모습은 정치신인의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에게 끌려가지 않는 모습 역시 ‘독자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한 후보라를 인식도 심어줬다.

일련의 과정에서 윤 후보의 당내 입지와 발언력·통제력이 강화된 것도 득이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의 거취와 무관하게 선대위에서 윤 후보의 입지와 활동 반경을 스스로 넓힐 수 있게 됐음을 뜻한다. 아울러 주요 실무를 총괄하는 본부장급 인사를 이 후보 본인이 직접 담당한 것도 선대위 장악력, 리더십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윤 후보의 본부장급 인선에 ‘신선함이 없다’는 취지의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는 건 앞으로 해소해야 할 과제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SNS에 "딸 특혜 채용 문제로 재판이 진행 중인 김성태 전 의원을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에 임명했다"는 사실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하며 윤 후보의 인사 철학을 비판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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