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권 언급' 숄츠 정부..獨, 대중 외교 시험대

조유진 2021. 11. 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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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내달 초 공식 출범을 앞둔 독일 새 연립정부에 대만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25일(현지시간)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과거 독일 행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했으며 새 정부가 이 정책을 고수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며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독일 베를린 소재 유럽외교위원회의 중국 외교안보 전문가인 잔카 외텔은 "(중국에 대한 새 정부의) 어조의 변화가 놀랍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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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지명자(왼쪽에서 다섯번째)가 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당 대표들과 합동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사진출처:블룸버그)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이현우 기자] 중국이 내달 초 공식 출범을 앞둔 독일 새 연립정부에 대만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중국에 유화적인 정책을 펴왔던 앙겔라 메르켈 정부와 달리 대중 강경 기조로 돌아선 올라프 숄츠 정부에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미중 갈등의 격랑 속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축인 독일 정부의 대중 외교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25일(현지시간)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과거 독일 행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했으며 새 정부가 이 정책을 고수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며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일은 실리에 바탕한 협력에만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대만, 남중국해, 홍콩, 신장 문제에 관련된 문제는 모두 중국의 내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경고했다. 독일의 대중 강경 움직임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면서, 이념적 가치 보다 실용적 가치를 우선시했던 메르켈 총리의 외교 방향을 계승하라는 압박을 가한 셈이다.

이날 중국 외교부의 발언은 독일 새 연정의 합의문이 공개된 직후 나왔다. 전날 공개된 독일 연정 합의문에서 ‘인권, 홍콩, 대만’ 등 중국이 물러날 수 없는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직접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합의문에는 "신장 위구르를 인권과 관련해 특히 우려되는 지역으로 지정하고, 홍콩에 대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의 복원할 것을 촉구하며, 대만이 국제기구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중국이 주변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제법에 근거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분쟁 해결에 나설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해협의 현상을 바꾸는 시도는 상호 합의에 의해서만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새 정부 인사들의 면면도 반중 정서가 짙다. 새 정부에서 외교장관을 맡게 될 아날레나 베어보크 녹색당 대표는 인권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에 강경 발언을 해 온 인물이다. 이번 연정의 핵심 축인 녹색당은 총선 공약으로 가치에 기반한 외교정책을 추구한다고 밝히면서 독일과 유럽연합(EU) 안보에 위협으로 인식되는 국가에 대해 더욱 강력한 입장을 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무장관으로 취임할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유민주당 대표 역시 메르켈 총리 정부의 유화적인 대중국 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블룸버그는 "EU를 이끄는 독일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발 맞춰 대중 압박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는 메르켈 시대에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독일 베를린 소재 유럽외교위원회의 중국 외교안보 전문가인 잔카 외텔은 "(중국에 대한 새 정부의) 어조의 변화가 놀랍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 문제 해결도 새 연정의 당면과제다. 10만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집결해있으며 내년 1~2월 사이 대대적 침공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또한 러시아의 군사도발 억제를 목표로 지난해 2월 철군했던 독일 주둔 기갑부대를 재배치한다고 발표하면서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독일과 러시아 양국 관계가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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