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오 디어유 대표, 아이돌과 1:1 채팅 특화·NFT 진출 '따상'

박수호 2021. 11. 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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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LOUNGE]
1973년생/ 인프라웨어 공동 창업/ 디오텍 CFO/ 브라이니클 대표/ 2019년 디어유 대표(현)
11월 10일 공모가 2만6000원에 상장. 일주일 새 9만원까지 급등. 시가총액 2조원 육박.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 ‘디어유’의 최근 소식이다. 디어유는 상장 후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며 단연 증권가 기대주로 떠올랐다. 증권사 보고서도 호평 일색이다.

디어유 전신은 에브리싱. 2017년 7월 SM엔터테인먼트가 100% 출자한 회사다. 2019년 돈톡, 위비톡 등을 개발한 메신저 앱 개발 업체 브라이니클과 합병하면서 엔터와 IT 기술을 융합한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이때 브라이니클 대표였던 안종오 대표(48)가 디어유 대표를 승계, 상장까지 이끌어냈다.

디어유가 초반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애초 사업 모델은 ‘리슨’이라는, 일종의 팬클럽 운영 서비스다. 종전에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했다. ‘리슨’은 이를 제도권(?) 안, 즉 엔터사의 체계적인 지원하에 활동할 수 있게 차별화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견한다.

디어유 관계자는 “‘리슨’을 오픈하고 팬 서비스 차원에서 ‘EXO’와 팬들과의 채팅 이벤트를 해봤는데 매우 호응이 좋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팬 커뮤니케이션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인 ‘버블’이라는 앱이 디어유의 채팅 서비스다. SM엔터테인먼트를 시작으로 11월 기준 23개의 기획사, 229명의 아티스트, 120만건에 달하는 구독 수를 확보하며 급성장을 했다.

‘버블’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른 일반적인 팬 서비스 사업 모델과는 달리 근본적으로 팬의 감성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한 덕분이다. 통상 팬들은 아티스트와 소통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열심히 팬레터를 보내도 답장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버블은 다르다. 월 4500원을 내고 아티스트를 선택한다. 아티스트는 팬에게 수시로 텍스트뿐 아니라 사진, 음성, 동영상 등의 근황 메시지를 보내준다. 감격한 팬은 답장을 할 수도 있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물론 엄밀하게 따지면 아티스트는 버블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를 여러 명에게 동시에 보낸다. 하지만 받는 팬으로서는 스타와 1 대 1로 소통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팬은 아티스트의 버블 메시지에 최대 3개 답장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구독한 일수가 길어질수록 답장 글자 수가 차등 제공(최소 30자, 최대 1000자)된다. 구독 유지율이 90% 이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사 측은 “오랫동안 누적된 IT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접근 용이한 UI에서부터 안정적인 서버 관리, 오류 최소화, 보안 등 모든 부분에서 최적화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빠르게 확산했다는 점도 특기할 점이다. ‘버블’은 해외 구독자 비중이 약 70% 수준이다. 서비스 시작 때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사업 초기만 해도 성공 가능성에 반신반의했지만 서비스가 시작되자마자 반응이 엄청났다. 코로나19로 한국 아티스트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해외 팬들로부터 ‘버블’ 덕분에 위로받고 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증권가는 구독경제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요 고객인 만큼 향후 ‘버블’ 앱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박민주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어유는 이용자의 높은 만족도와 충성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에 더해 MZ세대 구매력이 점점 강화되면 신규 구독자 유입과 유지율도 높은 수준에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익성 면에서도 디어유의 가능성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디어유는 지난해 6월 이후 영업이익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들어서는 3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이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영업 레버리지 효과(잠깐용어 참조) 덕분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고정비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구독 수가 증가할수록 영업이익 증가폭이 커진다. 내년 1월 이후 구글 플랫폼 수수료가 30%에서 15%로 낮아지고 해외 아티스트와 다양한 영역의 스타를 영입한 후 구독 수가 증가하면 영업이익도 같이 높아질 수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특정 아티스트 구독 편중은 넘어야 할 산

디어유 성공 주역으로 이수만 SM엔터 대표 프로듀서와 안종오 디어유 대표가 꼽힌다.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는 디어유 사업 모델을 처음부터 구상하고 여러 연예기획사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또 IT 전문가 안종오 대표를 눈여겨보고 흡수합병 후 곧바로 대표로 앉힐 정도로 ‘용병술’에서도 탁월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안종오 대표 역시 이런 기대에 부응할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안 대표는 국내 1세대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으로 코스닥 상장회사인 인프라웨어의 공동 창업자 출신이다.

1997년 창업한 인프라웨어는 과거 피처폰 시절부터 인터넷 브라우저를 만들던, 선구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세가 위축되기는 했지만 안 대표의 개발자로서 자질과 사업 능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이후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가 뜨자 안 대표는 브라이니클이라는 회사를 재창업하고 모바일 메신저 ‘돈톡’을 개발한다. 돈톡은 지금은 일반적인 기술이지만 당시 메시지를 잘못 보냈을 때 곧바로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최초로 적용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우리은행이 한때 운영했던 ‘위비톡’도 운영 대행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기술력이 ‘디어유’에 고스란히 접목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됐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디어유 매출 대부분(93%)이 ‘버블’에서만 발생한다는 점, 구독률이 특정 아티스트에 편중됐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또 ‘위버스’ ‘브이라이브’ ‘유니버스’ 등 경쟁 앱이 속속 선보이면서 시장점유율을 잡아먹고 있는 점도 변수다. 회사 측은 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통해 누적 IP, 구독자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한 ‘마이홈’ 서비스를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홈’ 서비스는 예전 싸이월드와 같은 개념으로 자기만의 가상공간을 스타와 관련된 아이템을 활용해 꾸밀 수 있는 서비스다. 공간을 사용하는 만큼 구독료가 증가하는 신규 수익 모델이다.

증권가도 이런 청사진에 긍정적이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어유는 K팝을 넘어 글로벌로 참가 아티스트를 확장하고 있다. 이미 핵심 팬층을 두루 확보하고 있어 NFT와 관련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면 빠른 수익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잠깐용어*영업 레버리지 효과 고정비가 제한된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이익이 급성장하는 효과를 말한다.

[박수호 기자 / 일러스트 : 강유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5호 (2021.11.24~2021.11.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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