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지금 들어가도 괜찮나..가격 결정력 있는 애플·MS라면야~

김기진 2021. 11. 2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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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고공행진한다.

S&P500지수는 11월 17일 4688.6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기준 6개월 상승률은 13.59%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각각 5.49%, 19.68%씩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16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 162억7000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 12일까지 북미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3조5419억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반면 미국 증시는 우상향곡선을 그린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기업 중 가격 결정력을 갖춘 기업과 여행·항공·레저, 인프라 관련 기업을 담으라고 제언한다. (AFP)
▶3분기 실적, 줄줄이 서프라이즈

▷인프라 투자 예산 통과도 증시 떠받쳐

미국 증시가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기업 실적이 좋다.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11월 초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81%는 주당순이익(EPS)이 증권가 기대치를 넘어섰다. 75%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평균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7.3%인데 지난 5년 평균 증가율인 5.8%의 세 배가량 된다. 투자은행 UBS는 “미국 증시는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기업 호실적이 강세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예산이 통과된 것도 증시를 끌어올렸다. 11월 5일 미국 하원은 본회의를 열어 1조2000억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예산 법안을 가결했다. 8월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한 후 약 3개월 만에 하원까지 통과했다.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하면서 입법 절차를 마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15일 법안에 서명하면서 발효됐다. 예산은 도로, 교통시설, 항만, 철도, 공항, 전기차 충전소, 신재생에너지 설비, 초고속 인터넷망 등을 건설, 확충, 개선하는 데 쓰인다.

11월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한 것도 증시에 충격을 주지 않았다. 미국 연준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돈을 풀어왔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다.

그간 매월 미 국채 800억달러어치와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어치를 합해 1200억달러 규모 자산을 사들였다. 그러다 물가가 오르고 경제 정상화에 속도가 붙자 매입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11월과 12월 국채와 MBS 매입 규모를 각각 100억달러, 50억달러씩 줄인다고 공시했다.

테이퍼링은 ‘돈 풀기’가 끝나간다는 신호다. 통상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번 발표 이후에도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산 매입 축소 일정과 규모가 시장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아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필요하다면 테이퍼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고 테이퍼링 결정이 꼭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시장 우려를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물류 대란이 리스크

▷가격 결정력 보유한 기업은 충격 적어

지금 투자자가 가장 궁금한 점은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다.

전문가 전망은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대란, 원자재값 상승, 인플레이션 등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지만 미국 경제는 공급망 차질과 생산 지연, 원가 부담이 쌓이면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3분기 미국 실질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했음에도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 않았는데 4분기와 2022년 전망치가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증시가 앞으로도 우상향할 것이라는 의견을 펼치는 측에서는 인플레이션은 예견된 사안인 만큼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반론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는 관측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연초부터 계속 발생한 현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낸다.

고용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는 것도 긍정론을 뒷받침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9월 대비 53만1000명 늘었다. 월가는 45만명을 예상했는데 이를 넘어섰다.

실업률은 4.6%로 예상치 4.7%보다 낮다. 9월 실업률 4.8%와 비교해도 개선됐다. 경제연구기관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0월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113.8을 기록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9월(109.8)보다 높았고 예상치(108)도 웃돌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소비자가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10월 소매판매 금액이 6382억달러를 기록하며 9월 대비 1.7% 증가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물가 상승, 공급난에 대한 우려와 증시 지속 상승에 대한 기대가 혼재하는 상황인 만큼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전략보다는 유지 혹은 확대하되 가격 결정력을 갖춘 기업을 담는 전략을 고려해보라고 제언한다.

김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은 시장점유율이 높고 매출 마진이 업종 평균을 웃돌며 제품 가격이 올라도 매출이 증가하는 기업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인플레이션과 공급 지연으로 발생하는 매출 마진 하락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요건을 갖춘 기업으로는 나이키, 디즈니,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반도체 기업 AMD와 엔비디아, 퀄컴, 브로드컴을 제시했다. 통신장비 테스트 업체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 멕시코 음식 프랜차이즈 치폴레도 목록에 들었다.

이 밖에 예의 주시할 만한 분야로 여행·항공·레저와 인프라가 언급된다. 여행·항공·레저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실적이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이다. 미국은 11월 8일 유럽과 중국, 인도, 브라질 등 33개국 국민의 입국 제한을 완화하면서 여행·항공·레저 산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관련 기업 주가는 벌써부터 가파르게 뛰고 있다.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버짓그룹은 10월 초 120달러대에서 11월 중순 250~27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11월 17일 종가 기준 6개월 상승률 47.47%를 기록했다.

인프라 섹터는 대규모 투자 예산안 수혜가 기대된다. 건설기계 업체 캐터필러와 디어앤컴퍼니(존디어), 테렉스, 건축자재 업체 벌컨머티리얼즈, 서밋머티리얼즈 등이 주요 종목이다.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 통신주, 플러그파워와 블룸에너지, 인페이즈에너지, 퓨얼셀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주, 차지포인트와 블링크차징 등 전기차 인프라 관련주 역시 수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iShares U.S. Infrastructure ETF(IFRA)’ ‘U.S. Infrastructure Development ETF(PAVE)’ 등 인프라 관련 기업을 담는 ETF 역시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배당주를 담는 전략도 효과적일 수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배당주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될 때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로 배당 귀족주(배당을 꾸준히 늘리는 기업)를 제안했다. 눈여겨볼 만한 종목으로는 생활용품 업체 콜게이트팜올리브, 생활용품·제약 업체 존슨앤존슨, IT 기업 IBM 등을 추천했다. 콜게이트는 1895년부터 매년 주주 배당을 실시했고 최근 58년 동안 금액을 늘렸다. 존슨앤존슨 역시 수년째 배당 금액이 증가세다. 최근 3년을 보면 2019년에는 한 주당 총 3.75달러, 2020년 3.98달러, 2021년에는 4.19달러를 지급했다. IBM 역시 1916년부터 매년 배당을 실시했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5호 (2021.11.24~2021.11.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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