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강소기업] (38) 아톤, 공인인증서 대체 각광.. NFT 인증 시장도 진출

박수호 2021. 11. 2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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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톤?

생소한 이름이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2만원대 초반이던 주가가 11월에 3만원대 후반까지 치솟으면서 증권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렇게 뚜렷한 주가 상승세를 기록한 요인은 단연 실적이다. 아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321억원, 영업이익은 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영업이익은 무려 612% 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290억원, 영업이익이 20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환골탈태’ 수준이다. 1년 만에 영업이익 강소기업으로 거듭난 비결이 뭘까.

김종서 아톤 대표
▶아톤은 어떤 회사

▷‘패스(PASS)인증서’로 유명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정부(질병관리청)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누가 진짜 백신을 맞았는지를 모바일상에서 가려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본인인증이다. 아톤은 이동통신 3사의 본인인증 앱 ‘패스(PASS)인증서’를 운영한다. 앱을 깔고 생체인증이나 6자리 핀번호로 본인인증을 완료하게 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한번만 본인인증을 해두면 다른 사이트나 앱을 깔 때도 유용하다. 백신 사전예약 외에도 패스인증서로 국세청 홈택스, 위택스, 행정안전부 정부24,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등 주요 공공 앱은 물론 각종 은행, 쇼핑몰에서 간편 회원가입, 로그인을 할 수 있게 했다. 11월 초 기준 발급 건수는 약 3200만건, 제휴 기관은 약 400여개에 달한다.

‘패스인증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톤은 국내 최초로 모바일 증권 거래 서비스, 안드로이드 모바일 뱅킹, 보안카드, OTP 없이 간편하게 이체가 가능한 스마트 OTP 솔루션 등을 내놓고 모바일 핀테크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쉽게 말해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이후로 공인인증서 또는 외부 하드웨어 기기 등으로 전자서명, 인증을 하지 않고 스마트폰 내 특수 보안 공간을 통해 높은 보안 수준을 제공해 간편 PIN번호 또는 생체 정보로 인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창업자는 김종서 아톤 대표. 다우기술 등에서 일하다가 1999년 창업했다. 그는 “20년간 금융 IT 산업에 있으면서, ‘공인인증서, OTP, 보안카드를 꼭 써야 하는데 왜 금융은 항상 이렇게 불편할까’를 고민했다. 이 모든 불편의 시작이 실은 금융 서비스가 제공되는 환경(모바일, PC 등)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애초에 시스템을 믿을 수 있게 만들어 고객은 어떤 불편도 없이, 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모든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자고 해서 창업했다”고 말했다. 핀테크 보안 분야로 특화한 아톤은 은행, 증권사 등을 차례로 고객사로 만들며 승승장구한 끝에 2019년 증시에 입성했다.

▶영업이익률 왜 높나

▷고객사 늘수록 라이선스 수입도 증가

아톤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만 20%대에 달한다. 어떻게 이런 이익률이 가능했을까.

IT 회사는 비용의 대부분이 인건비에 기반한 R&D(연구개발) 비용이다. 매출과 직결되는 연구개발을 하면 당장 이익이 나지만 자칫 시장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가면 바로 이익률이 하락한다. 아톤의 높은 이익률 비결은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개발을 구현한다는 기조 아래 보안·인증 솔루션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장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기술을 개발하기 때문에 무의미한 R&D로 인한 손실이 거의 없다. 또 효율적인 인력 운영으로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공인인증서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2020년 12월 전자서명법 개정이 시행되면서 공인인증서가 폐지됐다. 아톤은 공인인증서 폐지 3~4년 전부터 대형 은행권과 협의해 자체 솔루션을 대비하고 있었다. 덕분에 법이 통과되자 곧바로 괄목할 만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도 “전자서명법 개정안, 데이터 3법 개정안 시행 등으로 우호적 환경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극도로 보수적 영역이었던 보안 분야에서 아톤은 높은 보안 기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은행, 증권사 등 종전 고객사 외에 신규 고객사를 계속 발굴한 것도 이익률 개선에 큰 힘이 됐다. 본인인증 서비스는 비단 금융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정부기관, 쇼핑몰 등 다양한 곳에서 이용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핵심 솔루션을 공급한 후 해당 고객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고정 매출(유지·보수, 라이선스)을 창출시키는 매출 구조를 갖고 있다. 신규 고객이 증가할수록 그 고객을 통해 발생하는 고정 매출이 쌓인다. 고정 매출은 자체 개발된 솔루션을 기반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원가율이 낮고 이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약점은 없나

▷‘금융권 치중’ 이미지 극복해야

회사가 마냥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2016년 아톤은 KB국민은행에 처음으로 사설인증서 구축에 나섰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뒤, KB국민은행은 아톤의 인증서와 중복으로 KB자체인증서를 구축했다고 발표한다. KB국민은행이 자체인증서를 구축하면 다른 은행도 모두 자체인증서를 만들 것이고 그러면 아톤의 역할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코스닥 상장 후 처음으로 아톤에 닥쳐온 시련이었다.

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다른 대형 은행은 아톤의 솔루션을 적용한 자체인증서 구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아톤을 통하면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위기론은 진화됐지만, 언제든 KB처럼 주요 고객사가 자체 솔루션을 만들겠다고 나설 수 있다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더불어 공공기관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여전히 ‘금융 전문’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 대표는 “금융권이 기술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인증 수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집중한 것은 사실이다. 금융권 기술 검증, 시장성 확인을 끝마친 상황이다.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인증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여기서 성과를 낸 만큼 이제 다른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통한 NFT 분야까지 인증 분야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아톤은 기술력과 시장 선점을 통해 보안·인증 분야의 독보적인 선두 주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톤은 핀테크 보안 솔루션을 주력으로 핀테크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4만5600원, 투자 의견은 ‘중장기 주가 상승’으로 제시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5호 (2021.11.24~2021.11.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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