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체제 4년째 맞은 LG, 변화-혁신 가속화(종합)

이홍석 2021. 11. 2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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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기 인사..구 회장 취임 후 올해 인사·승진 규모 최대
상무 132명 발탁..젊은 인재 대거 전진배치로 미래 준비 주도
최고경영진 안정 속 변화..권봉석 합류한 부회장단 4인 체제로
구광모 LG그룹 회장.ⓒLG

LG가 구광모 회장 체제 4년째를 맞아 변화와 혁신의 가속페달을 밟는다. 구 회장 취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젊은 인재들을 대거 전진 배치하면서 고객가치와 미래 준비에 적극 대응하도록 했다.


또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진 인사에서 유임과 선임을 적절히 안배해 안정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고 여성 임원 지속 증가 기조 속에서 외부 영입을 확대하는 등 조직의 다양성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LG는 25일 각 계열사별로 2022년 임원인사를 단행한 결과, 상무 신규 선임자 수가 132명에 달하는 등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실시한 네 번의 정기 임원인사 중 최대 규모다.


특히 올해 인사는 삼촌인 구본준 전 부회장이 일부 계열사들을 이끌고 LX그룹으로 독립한 이후 단행된 것으로 기존에 포함됐던 일부 계열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규모다.


전체 승진 규모도 179명으로 구 회장 취임 후 최대 규모였고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 선임을 포함한 총 인사 규모는 181명으로 2019년(184명)에 이어 두 번째였지만 LX그룹으로의 계열분리를 감안하면 사실상 더 큰 규모다.


이는 올해 양호한 성과를 기반으로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고객가치’와 ‘미래준비’를 도전적으로 실행하고 특히 신규 임원인 상무 층을 두텁게 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최고경영자(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플이된다.

젊은피 대거 발탁…안정 속 변화 위한 세대교체

최근 4년간 LG그룹 정기 임원 인사 규모.ⓒLG

올해 신규 임원인 상무로 선임된 132명은 지난해(118명)보다 14명 많은 수로 구 회장 취임 후 처음 이뤄진 2018년 말 인사(126명)보다도 많다.


성과주의에 기반을 두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전체 임원 중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에서 올해 말 기준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최연소 임원은 올해 41세인 1980년생 신정은 LG전자 상무로 차량용 5세대이동통신(5G) 텔레매틱스 선행개발을 통한 신규 수주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발탁 승진했다.


최고경영진에서도 변화가 이뤄졌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권봉석 사장을 부회장 승진과 함께 ㈜LG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했다. 앞서 지난 9월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의 뒤를 이어 구 회장을 보좌해 그룹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맡게 됐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17년 말 조성진 전 부회장과 하현회 전 부회장 이후 LG그룹 내부에서 4년만에 나온 부회장 승진자가 됐다. 권봉석 LG 부회장은 내년 1월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예정이다.


권 부회장의 승진으로 LG 그룹 내 부회장단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4인 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부회장단 세대교체가 지속적되고 있다. 지난 2018년 구 회장 취임 당시만해도 6인이었던 부회장단은 구본준 전 LG전자 부회장과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2018년),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2019년), 하현회 전 LG유플러스 부회장(2020년) 등이 잇따라 퇴임하면서 그 수가 줄어왔다.


4인 체제로 재편된 부회장단은 구 회장 이전부터 자리를 지켜온 차 부회장과 권영수 부회장, 구 회장 취임 후 부회장 단에 합류한 신 부회장과 권봉석 부회장 각 2인씩으로 조화로운 구성이 이뤄지게 됐다.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승진 인사를 통한 선임으로 변화를 꾀하면서 그동안의 성과와 경륜을 고려한 것과 일맥상통한 결과다. 필요한 부분에 적재적소의 인사로 안정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괴하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올해 인사를 앞두고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 2005년 부임 후 17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끄는 최장수 CEO인 차석용 부회장의 퇴임을 예상하기도 했으나 내년에도 차 부회장은 회사를 이끌며 그룹 내 최고령·최장수 CEO 타이틀의 수치를 하나씩 더 높일수 있게 됐다.


LG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공급망 리스크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연륜과 경험을 갖춘 기존 경영진에게 신뢰를 보내 지속성장의 기반을 탄탄히 하는 한편 역량을 갖춘 리더에게는 새로운 중책을 맡겨 미래준비와 변화를 가속화하고자 하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 부회장단.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각사

미래 위한 고객가치 혁신…여성 등 조직 다양성 강화

올해 인사에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고객가치 중심 경영 가속화, 디지털혁신 및 기술리더십 강화 등 지속 성장 관점에서 사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재를 적극 발탁했다.


이번 인사에서 고객경험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를 발굴해 사업에 기여한 권혁진 LG전자 LSR(Life Soft Research) 연구소장을 상무로 발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인재 10명이 승진함.(지난해 6명) 이들은 디자인, 상품기획, 트렌드, 고객접점 등 분야에서 고객가치 실천을 체질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신성장 사업 육성 등 미래준비를 위해 신기술 개발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및 엔지니어 분야 인재도 중용했다.


특히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50세의 김병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행기술 개발과 개방형 혁신에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치열해지는 기업의 생존 경쟁 속에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혁신을 주도할 인재와 생산, 구매, 공급망관리(SCM) 등 오퍼레이션 영역의 전문성을 갖춘 리더들도 승진했다.


지난 2020년 말 출범한 LG AI연구원의 배경훈 원장은 우수 인재 확보 및 초거대 AI 등 기술 혁신 성과를 인정 받아 상무 승진 3년 만에 전무로 발탁 승진했다.


이와함께 고객가치 실천을 위한 사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품질과 안전환경 분야의 중요성을 반영, 이들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 10명을 중용, 지난해(5명)에 비해 배를 늘렸다. 또 LG화학에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 부문 신설, LG에너지솔루션에 최고품질책임자(CQO) 부문 신설 등 C레벨로 조직 을 격상시켜 위상을 강화했다.


이는 구 회장이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장단워크샵과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강조했던 점들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구 회장은 “그동안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고객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질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화를 주도할 실질적인 실행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적극 육성, 확보해 미래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이 지난 9월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내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연구소를 방문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세화 추진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LG

여성 인재 발탁을 통해 여성 임원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연중으로 외부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등 조직 다양성 강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LG는 이번 연말 임원인사에서 여성인재 9명을 발탁했고 올 한해 동안 28명의 외부 인재를 임원으로 영입했다.


이번 인사에서 여성은 전무 1명, 신규 상무 8명 선임 등 9명이 승진하며 여성 임원 중용 기조를 유지했다. 이로써 LG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중은 지난 2018년 말 3.5%(29명)에서 2021년 말 6.2%(55명)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전략·마케팅·R&D·생산 등 다양한 직무에서 여성 임원들이 승진하며 여성 인재에 대한 동기부여와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했다.


이와함께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놓고 다양성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지속했다.


LG는 올 한해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 전무로 데이비드강 전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 등 총 28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이는 구 회장 취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로 2018년(13명), 2019년(16명), 2020년(22명) 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이 취임한 해인 2018년 말 인사에서 영입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미 성공 사례로 자리잡았다. LG화학은 신 부회장 영입 후 조직의 체질 개선과 사업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 측은 “나이·성별·직종에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수혈해 부족한 전문역량을 보완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 4년차를 맞아 안정 속 변화와 혁신 의지를 더욱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그동안 추진해 온 세대교체를 지속하면서도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신구 조화를 통해 불확실성의 위기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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