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후임, 숄츠 총리는 누구..독 '신호등 연정'의 실용주의자
“신호등이 켜졌다. 연정은 이제 독일을 이끌 준비가 됐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63) 총리 내정자는 24일(현지시간) 사회민주당(빨강), 자유민주당(노랑), 녹색당(초록) 간 이른바 ‘신호등’ 연정 합의 사실을 이같이 발표했다. 숄츠는 다음달 6~9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투표를 거쳐 총리로 선출될 예정이다. 사민당 대표로 지난 9월 총선을 승리로 이끈 숄츠는 16년 만에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의 장기 집권을 끝내고 독일 정부의 새 수장으로 나서게 됐다.
“직접 투표라면 이미 총리됐을 것”
정치 경험도 풍부하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의회를 두루 거쳤다.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 사민당에 입당한 그는 열정적인 사회주의자였다. 노동 변호사로 10년간 일한 뒤 40살이던 1998년 하원에 입성했고, 이후 사민당의 마지막 총리였던 슈뢰더 정부에서 사민당 사무총장을 맡아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2007년 메르켈 정부에서 노동 장관을 지내다가 2011년 함부르크 시장에 선출된 이후 재무장관 취임 전까지 7년간 자리를 지켰다. 현재는 “좌우를 아우르는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그를 “그동안 과소 평가된 인물”이라고 했다. 숄츠는 지난 9월 총선을 앞두고 한동안 술을 끊고 12㎏을 감량하며 승리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그와 가까운 인사에 따르면 숄츠는 2011년부터 총리를 꿈꿨다. 숄츠는 3년 전 당 지지율이 최악이었을 때도 NYT에 “사민당은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숄츠는 늘 긴 게임을 해왔다”며 “그와 정치적으로 적대 관계에 있는 이들조차 숄츠의 정치적 본능과 체력, 조용한 자기 신념에 감탄한다”고 평가했다.
“연정 유지하는 한 국제적 지도자 가능”
다만 이번 연정 파트너들의 이념적 간극을 조율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녹색당의 환경정책과 시장주의자인 자민당의 재정정책이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NYT는 “정치적 유연성이 그를 완벽한 지도자로 만들 수 있다“면서도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내 문제에 몰입하다간 자칫 국제사회에서 메르켈 만큼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렌버그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홀거 슈미딩은 “숄츠는 연정을 유지하는 한 국제적으로 강력한 지도자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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