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희 "즐거웠던 가을.. 내년에도 정상 도전"

차승윤 2021. 11. 25. 14: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 베어스 오른손 투수 홍건희는 2021년 ‘미러클 두산’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2021프로야구 KBO포스트시즌 삼성라이온즈와 두산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6회초 2사 만루 김지찬을 외야플라이로 처리한 홍건희가 주먹을 쥐며 팔을 번쩍 들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정규 시즌에는 개인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2.78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로 팀 뒷문을 지켰다. 포스트시즌(PS)에서는 더 빛났다. 7경기 10이닝 평균자책점 2.70으로 언제든 가장 위험할 때 올라와 불을 껐다. 선발이 부족했던 두산은 홍건희를 비롯한 불펜 투수들의 호투에 힘입어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를 차례로 격파하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제도가 신설된 2015년 이후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KS)까지 올라간 첫 사례다.

긴만큼 많이 던져 힘들 법도 했지만 홍건희에게는 즐거운 가을이었다. 홍건희는 24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이기면서 올라가 그럴 수도 있지만, (데뷔 첫 PS였던) 작년에는 긴장을 꽤 했는데, 올해는 그저 즐거웠다”고 떠올렸다. 그는 “플레이오프(PO) 1차전(3이닝 1실점 투구)에서도 솔직히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다. 팀 분위기도 올라왔고 몸 상태도 좋았다”이라며 “다음날 별 이상이 없어서 대기하려고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두산은 KS에서 KT를 만나 4연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뒷문을 지켜줬던 불펜 투수들도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홍건희는 “지쳤던 건 아니다. 체력보다는 분위기에서 KT에 밀렸다”며 “우리가 정규시즌 좀 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면 더 해볼 만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두산은 상위권에서 가을 야구를 자주 하는 팀이다. 난 작년과 올해 준우승만 경험해 아쉽지만 내년도 있다”며 “또다시 정상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팀 내 불펜 에이스였던 만큼 선발 투수나 마무리 투수에 욕심이 날 법도 했다. 하지만 홍건희는 “팀의 상황에 맞게, 순리대로 가는 게 맞다”며 “중간 투수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다. 제일 잘할 수 있는 자리에서 던져 올해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전했다.

투수 조장으로 후배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홍건희는 “올해 1군과 2군을 오가는 어린 투수들이 많았다. 나도 KIA 때 2군에 많이 내려갔다. 어려움을 알기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때 두산에 와 룸메이트로 있었던 이승진이 올해 잘 풀리지 않아 많이 힘들어했다”며 “승진이는 아직 젊다. 격려의 말을 많이 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가능성 있는 후배들이 많이 보인다. 구위가 좋으니 기회가 올 때 잘 준비해서 던지면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다. 팀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년 전력 유출을 겪은 두산은 이번 겨울도 쉽지 않다. 박건우와 김재환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했다. 홍건희는 “두산은 매년 주축 선수들의 이적이 많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성장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박)건우 형과 (김)재환이 형이 남아주면 정말 좋겠지만, 저희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며 “내년 전력이 어떻든 두산은 위를 바라보는 팀이라 생각하기에 선수들이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개인 기록은 타이틀보다는 건강에 초점을 뒀다. 홍건희는 “우리 중간 투수들은 긴 이닝을 가져가는 상황이 많다. 그래서 홀드 같은 기록이 다른 팀에 비해서 좀 적다”며 “타이틀 욕심보다는 부상 없이 풀 시즌을 뛰면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차승윤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