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전문가 "전두환, 화이자 접종후 혈액암? 가당치도 않다"
지난 23일 별세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인 화이자 접종 후 혈액암을 진단받았다는 최측근 주장과 관련, 국내 감염전문가가 “가당치도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의 주장에 대해 “가당치도 않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최근에 혈액종양내과 교수님들이 여러 번 여러 번 말씀드리긴 했는데 혈액암 백혈병하고 코로나 백신하고 관련이 없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관련이 증명된 사례는 전혀 없는 상황이고 다른 백신에서도 사례가 전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듭 “지금까지는 인과관계가 없었다”라며 “일단 전 전 대통령이 걸린 만성골수백혈병 같은 경우는 원래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면서 서서히 시작되는 백혈병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훨씬 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 백신 접종 후 급성백혈병 발병 주장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인과관계가 증명된 사례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진행자가 ‘특히 전 전 대통령은 고령이니까 백신과의 연관성은 가당치 않다. 거의 없다고 본다는 것이냐’고 거듭 질문하자 이 교수는 “맞다”라고 답했다.
앞서 민 전 비서관은 지난 23일 JTBC와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그 주사(화이자)를 맞고 끝나고 얼마 있다가 가봤는데 완전히 수척해지셨더라.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화이자 맞고 다음 날부터 열흘 동안 식사를 못 하셨다더라”고 전했다.
이어 민 전 비서관은 “체중이 10kg 이상 쫙 빠지고, 그러다가 진단받았더니 백혈병이라고 그러는 거 아니냐. 근데 혼자만 그렇지 않고 그러는 예가 상당할 수가 있다더라”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 전 비서관은 중앙일보에 “화이자를 맞고부터 식사를 잘 못 해서 열흘 사이에 체중이 10kg 빠져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보니 병명을 알게 됐다는 거지, 혈액암 원인이 화이자라고 주장한 게 아니다”라며 “(보도 내용은)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지난 24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전 전 대통령이 화이자 접종 후 혈액암을 진단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금 정확하게 입장을 알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만약 예방접종 후 영향이 있는 문제라면 이상 반응 신고 등의 절차를 거쳐 조사하게 되겠지만 그러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저희(정부)가 지금 판단할 수 있는 부분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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