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거침없이 농담 후 하루만에 사과한 JP모건 CEO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공산당을 향해 거침없는 농담을 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다이먼은 23일(현지시간) 보스턴의 한 행사에서 JP모건이 중국 공산당 창당과 같은 해인 1921년부터 중국에서 영업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중국 공산당과 JP모건의 중국 영업이 모두 100주년을 맞았다"는 이야기였는데, 그러면서 "우리가 더 오래 갈 것이다. 내기를 걸어도 좋다"고 말했다.
또 "중국에 있었으면 이런 말을 할 수 없었겠지만, 어떻게든 (중국 관리들이) 내 말을 듣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에 있는 중국 스파이들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가 전달되고 있다는 취지로 들릴 수 있는 말이었다.
그는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 관련 이야기까지 이어갔다.
중국과 대만 사이에 무력충돌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군사 개입이 있을 경우 '중국판 베트남전'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베트남전에 많은 물자와 병력을 쏟아붓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상황에 빗댄 것이다.
그러나 발언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다이먼 CEO는 24일 성명을 내고 "후회한다.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단지 "우리 회사의 오랜 역사와 힘을 강조하려고 한 이야기"라는 해명이었다.
JP모건의 대변인은 "(다이먼이) 다른 나라와 그 지도부에 대해 경솔하거나 무례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건설적이고 구체적인 경제 대화를 굳건히 지지한다"고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소식을 전하며, 현재 미국에서 주식 거래를 하는 중국 회사들이 JP모건에겐 중요한 수익원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게다가 지난 8월 중국 정부는 미국 금융사가 중국 자산운용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할 수 있게 했다. 이 덕분에 JP모건은 처음으로 중국의 증권·선물을 취급하는 자산운용사를 가지게 됐다. 현지 매체들은 이런 배경 때문에 다이먼이 하루 만에 고개를 숙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이먼이 거침없이 이야기했다가 발언을 철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9월 그는 당시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선거에서 맞붙으면 이길 수 있다고 장담했다. "내가 더 터프하고 똑똑하다"며 재산을 물려받은 트럼프와 달리 자신은 자수성가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한 시간 만에 회사를 통해 성명을 내고 "나는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발언을 철회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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