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 입 벌어진다..1만명 숨어 살았다는 지하 55m 도시
터키 카파도키아 여행법③ 동굴 교회와 지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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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도 열렸다. 한국인이 유난히 사랑하는 나라 터키도 예전 같은 한국인의 사랑을 기대하고 있다. 11월 중순 터키 정부 관광청 초청으로 열흘간 터키를 다녀왔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터키 중에서도 가장 사랑하는 카파도키아 여행법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 전 세계가 꿈꾸는 관광지 카파도키아의 생생한 현장을 중계한다.
」
동굴 교회
괴레메 국립공원의 다른 이름이 괴레메 야외 박물관(Goereme Open-Air Museum)이다. 동굴을 파고 들어가 사람이 살았던 사연은 다를 게 없는데, 왜 이 일대 바위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나아가 세계유산이 됐을까. 간단히 말하면 동굴 교회여서다. 그것도 원형이 잘 보전된 벽화를 지닌 동굴 교회이어서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만 동굴 교회 서른 곳이 있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의 동굴 교회는 서기 7∼12세기 지어졌고, 동굴 교회 내부 벽에 그린 성화(聖畵)는 9∼14세기 작품이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 입장하면 제일 먼저 만나는 교회가 성 바실 교회다. 비잔틴 시대 카파도키아 지역의 주교였던 성 바실리우스(329∼379)에서 이름을 따 왔다. 기독교에서 바실리우스는 삼위일체설을 확립한 성인 중 한 명으로 통한다. 그는 극단적인 금욕 생활을 했다고 전해온다. 카파도키아에서 금욕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1000년 묵은 성화
괴레메 야외 박물관을 방문한 한국인이 꽤 된다. 현지 여행사에 따르면, 선택 관광으로 열기구 체험을 선택하지 않거나 날씨가 안 좋아 열기구가 안 뜰 때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괴레메 야외 박물관을 들르기도 한단다. 다시 말해 열기구를 타면 1000년 묵은 성화를 놓치고 간다는 얘기다. 괴레메 시내에서 1㎞ 거리에 있다.
지하 도시
터키인 가이드 이스마일에 따르면, 카파도키아에는 1000개가 넘는 지하 도시가 있다. 굳이 발굴할 필요가 없어 내버려 둔단다. 데린쿠유와 카이마클르가 지하 도시로 유명한데, 모두 6∼7세기 기독교 유산이다. 원래는 히타이트의 지하 창고로 쓰였던 동굴을 기독교인이 비상 대피소로 쓰기 위해 더 깊고 더 넓게 팠다. 동쪽에서 아랍인이 넘어오면 기독교인은 지하로 들어가 몇달을 버텼다. 이름만 도시가 아니다. 최대 1만 명이 지하에서 살았다고 한다. 깊이가 최대 100m에 이른다. 현재 개방된 지하 도시는 지하 55m 7층까지다. 거실, 부엌, 와인 창고, 교회, 학교, 가축우리도 갖췄다. 우물로 위장한 환풍구도 있다.
지하 도시 안은 비좁고 갑갑하다.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내릴 땐 허리 숙이고 무릎 굽힌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걸어야 한다. 통로 계단이 하나여서 진입하려면 소리를 질러야 한다. 안 그러면 중간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된다. 오랜만에 유격 훈련을 받은 것 같았다.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지하 도시는 꼭 들른다. 가이드가 없으면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카파도키아(터키) 글ㆍ사진=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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