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위대한상상' 현실이 될까..'GS리테일+요기요' 결합, 반전 히든카드

명순영 2021. 11. 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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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상상이 현실이 될까.

배달 앱 2위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위대한상상’으로 새 출발한다. GS리테일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인수를 완료하며 사명을 바꿨다. 강신봉 위대한상상 대표는 “기존 것을 바꾸는 차원이 아닌, 전에 없던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실적 반전을 이뤄낼 ‘히든카드’가 절실하다.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7254만원으로 16% 증가했다. 지난 7월 흡수합병한 GS홈쇼핑 효과로 분석된다. 사업 부문별로 편의점과 슈퍼 영업이익은 각각 6.7%, 1.6% 감소했다. 편의점은 지난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6% 줄었다.

GS25는 GS리테일 내 편의점 사업부로 1990년 LG25라는 독자 개발 브랜드로 출범한 이래 선두를 지켜왔다. 하지만 CU가 올해 3분기 실적 호조로 바짝 격차를 좁혔다. 이미 점포 수도 앞지르고 있어 업계 선두 자리 차지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홈쇼핑도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언제까지 해낼지 불안하다. 3분기 T커머스 채널 성장으로 취급액이 소폭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억원 줄었다. 송출 수수료·판촉비 등이 인상된 탓이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편의점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은 필수다.

요기요가 11월 1일 배달·포장 주문, 구독료 할인을 결합한 멤버십 ‘요기패스’를 선보였다(좌). GS리테일은 ‘마켓포’라는 온라인 앱을 시범 운영 중이다(우). (GS리테일, 요기요 제공)
▶‘위대한상상’으로 사명 변경

▷요기패스 내놓고 본격 마케팅

GS리테일은 요기요를 통해 분위기를 전환하겠다고 의지를 다진다. GS리테일은 지난 8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함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뒤 3076억원을 투입해 지분 30%를 확보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 10월 말 사명을 ‘위대한상상’으로 교체한 데 이어 11월 1일 ‘요기패스’라는 이름의 멤버십 구독 할인 서비스를 출시했다. 한 달에 9900원을 내면 ▲배달 주문 최대 3만원 할인 ▲1회당 1000원, 횟수 제한 없는 포장 주문 할인 ▲윌라(오디오북), 플로(음악), 왓챠(동영상), 필리(영양제) 구독료를 할인해준다. 요기요가 2019년 8월 내놓은 멤버십 슈퍼클럽에 비해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다양해졌다.

요기패스는 요기요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 후 사실상 멈춰 선 마케팅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2년 출범한 요기요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 명령에 따라 시장 매물로 나왔다. 딜리버리히어로가 2019년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경영권을 인수하자, 기업 결합 심사를 맡은 공정위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2019년 말 기준 배민과 요기요의 배달 앱 시장점유율이 90%대를 넘어 압도적인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 매각 명령 이후 요기요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배달 앱 시장은 배민(50%)과 요기요(41%)가 양분하고 있었다. 그러나 2021년 1월 배민은 66%로 급상승했다. 당시 무명이었던 쿠팡이츠가 14%까지 오른 반면, 요기요는 18%로 하락했다. 요기요 점유율을 배민과 쿠팡이츠가 나눠 가진 셈이다.

GS리테일은 요기요를 통해 퀵커머스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요기요 인수 당시 GS리테일은 “(요기요에) 회사가 보유한 신선식품 소싱 역량이 더해지면 가정간편식(HMR) 구독 서비스 등 신규 사업과 연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퀵커머스란 소량의 생필품을 1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4688개 GS25 매장과 320여개 GS더프레시 매장을 보유 중이다.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배송 기지로 활용해 신선식품이나 생필품을 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요기요가 음식 외 생활용품·뷰티 등 빠른 배송 카테고리를 넓혔고 GS리테일이 어바웃펫·펫프렌즈 등에 투자한 만큼, 향후 요기요에서 이와 관련한 품목을 판매할 수 있다.

▶GS 통합 온라인몰 ‘마켓포’

▷기존 플랫폼 넘어설지 미지수

GS리테일은 온라인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강화해 오는 2025년까지 연간 취급액을 15조5000억원에서 25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또한 향후 5년간 디지털 커머스와 인프라 구축, 신사업 등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 융합에 성공하려면 오프라인에 치우친 GS리테일이 온라인 채널 몸집을 키워야 한다. 목표 달성 여부는 GS 통합 온라인몰 ‘마켓포(MARKET FOR:)’에 달렸다. 지난 4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마켓포는 7개월이 지났지만 정식 출시 일정이 감감무소식이다. 현재 앱 가입자도 1000명대에 불과하다. GS리테일 측은 “공식 서비스 시작을 서두르기보다 여러 서비스를 테스트하며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라고 말했다.

마켓포는 오픈마켓 전략을 쓰지 않는다. 단기간 덩치를 키우려는 롯데온이나 SSG닷컴과 다른 행보다. 구성은 식품·생활·뷰티 세 영역으로 나뉜다. 기존 GS리테일 온라인몰 ‘GS프레시몰’과 유기농 전문 온라인몰 ‘달리살다’,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 등이 입점했다. 동원F&B 반찬 배송 업체 ‘더반찬’과 수산물 전문 스타트업 ‘얌테이블’ 등 외부 전문몰도 들어왔다. 모두 GS홈쇼핑이 투자했거나 협력하는 회사다. 최근 청소나 세차, 반값택배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와 홈쇼핑 중심 화장품으로도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GS리테일이 헤쳐 나가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배달 서비스는 결국 ‘쩐의 전쟁’이다. 업계는 누가 얼마만큼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판단한다. 무엇보다 배달 인력(라이더) 확보가 관건이다. 요기요가 주춤할 때 빠르게 치고 올라선 쿠팡이츠는 라이더 모집을 위해 지난 10월 내내 ‘슈퍼위크’를 진행했다. 배달료를 최대 3~4배까지 더 지급하는 이벤트다. 일부 지역에서는 라이더에게 건당 2만원 이상의 배달료를 지급했다. 배달의민족 역시 11월 초부터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 확대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GS리테일이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배달 앱 ‘쩐의 전쟁’에서 승리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정치권과 중소상인이 퀵커머스 사업에 대한 규제 목소리를 높인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서비스가 가맹점주 지원 방안이라 강조한다. 하지만 홍준호 한국마트협회 정책이사는 “퀵커머스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신청하려는데 GS리테일을 대상 기업에 넣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퀵커머스가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내년 1월 중간보고서 발표 시점에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퀵커머스 사업자도 기존 대형 점포들과 마찬가지로 상권영향평가를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한다.

통합 온라인몰 ‘마켓포’도 불안하다. 장보기와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한데 모았지만 ‘종합몰’로서는 한참 뒤처진 후발 주자에 불과하다. 단순한 상품 다각화로 소비자를 유입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네이버·쿠팡 등 대형 업체들이 종합몰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데다, 인테리어·패션·청소 등이 필요한 경우 버티컬 서비스 앱을 먼저 떠올리는 소비자가 느는 추세는 GS리테일에 불리한 조건이다.

한 앱 사용자는 마켓포에 대해 “오픈마켓이 아니라지만 회사가 품질을 보증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굳이 이 앱을 깔아 물건을 살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냈다.

[명순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5호 (2021.11.24~2021.11.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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