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의회 신임총리에 안데르손 선출..사상 첫 여성 총리
스웨덴에서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집권 사회민주당 원내대표 막달레나 안데르손(54)가 그 주인공이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스웨덴 의회가 이날 인준 투표를 통해 안데르손 대표를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안데르손은 좌파 성향 정치인으로 수영 선수 출신의 경제전문가다. 스톡홀름 경제대학(SSE)을 졸업한 뒤 1996년 총리실에 임용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국세청장을 거쳐 2014년 재무부 장관으로 스테판 뢰벤 총리 내각에 합류했다. 지난해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정책자문위원회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첫 IMFC 여성 의장으로 기록됐다. 그는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 '불도저'로 불리며 뢰벤 총리의 신임을 얻었다.
지난 8월 뢰벤 총리가 돌연 사임을 발표하면서 그 뒤를 이을 차기 총리로 주목받았다. 내년 9월 총선을 앞두고 당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안데르손에 힘을 실으려 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로 사회민주당은 지난 5일 전당 대회에서 안데르손을 차기 당 대표자로 선출하고 스웨덴의 첫 번째 여성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한 준비를 해 왔다.
막판 진통이 없었던 건 아니다. 사민당 소수 연립정부 의석이 3분의 1 수준이어서 표결 결과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에 안데르손 대표는 인준 투표 전날 밤 연정 밖 좌파 당과의 협상으로 표를 확보했다.
스웨덴은 양성평등에 힘써온 나라로 꼽히지만, 여성 정치인의 길은 험난했다. 2003년 당시 외교부 장관이었던 안나 린드는 스톡홀롬 시내의 한 백화점에서 극우 조직과 연루된 테러범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AFP는 안데르손이 당 대표자에 선출됐을 때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사민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시점에서 내년 9월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북유럽 4개국은 모두 여성 총리가 이끌게 됐다. 현재 덴마크의 메테프레데릭센, 핀란드의 산나 마린, 아이슬란드의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총리 모두 여성이다. 노르웨이도 지난 8년간 여성 총리인 에르나 솔베르그가 이끌었으나 9월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사임하고 지난달 중순 노동당의 요나스 가르스퇴레 대표가 새 총리에 취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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