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살인미수사건 지휘부 매뉴얼보다 17분 늦게 도착

정창교 2021. 11. 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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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 지휘 책임이 있는 지구대장과 순찰팀장이 관련 매뉴얼 규정보다도 17분 늦게 범행 장소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지구대장 C 경감과 순찰팀장 D 경위는 지구대로부터 약 800m 거리에 떨어진 사건 현장에 오후 5시14분쯤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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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 상황 예상못했다 해명


인천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 지휘 책임이 있는 지구대장과 순찰팀장이 관련 매뉴얼 규정보다도 17분 늦게 범행 장소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동 경찰관 2명이 차례로 현장을 이탈한 사실이 알려지며 부실 대응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안일한 지휘 체계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은 지난 15일 오후 4시57분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40대 남성이 소란을 부린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긴급 상황에 해당하는 코드1을 발령했다.

경찰의 112신고 대응은 ‘코드0’∼‘코드4’까지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 이때 코드0과 코드1은 모두 ‘최단 시간 내 출동’을 목표로 하는 긴급 상황이다.

112 상황실은 당일 낮에도 동일한 소란 신고가 접수된 기록 등을 토대로 코드1 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논현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 경위와 B 순경은 신고 접수 후 3분 만인 오후 5시쯤 현장에 도착했다.

이어 5분 뒤인 오후 5시5분쯤 빌라 4층 주민(48)이 3층으로 내려와 아랫집 모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112 상황실은 긴급 상황을 인지하고 오후 5시7분쯤 인근 지구대·파출소와 형사 부서 등에 지원 요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지구대장 C 경감과 순찰팀장 D 경위는 지구대로부터 약 800m 거리에 떨어진 사건 현장에 오후 5시14분쯤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당시 이용할 수 있는 순찰차가 없어 D 경위의 개인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C 경감과 D 경위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피의자는 이미 피해 가족에게 제압된 상태였으며, 환자들은 병원 이송을 앞두고 있었다.

경찰 업무지침 상 코드1이 내려지면 지구대장이나 순찰팀장은 신고 접수와 동시에 현장에 출동해 지휘 등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C 경감과 D 경위는 최초 신고 접수 시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을뿐더러 17분이 지나서야 범행 장소에 도착했다.

이들은 “우발적인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내부에서는 코드1 상황에서 지휘 책임이 있는 지구대장과 순찰팀장의 뒤늦은 현장 대응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112 상황실 근무 경험이 많은 한 간부급 경찰관은 “내부 매뉴얼 상 코드1은 지구대장이나 순찰팀장이 현장을 직접 가서 지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현장 지휘가 없는 상황에서 출동 경찰관들의 미숙한 대처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간부급 경찰관은 “지구대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코드0∼1 상황에서는 경험이 적은 시보 순경을 포함해 3인 1조로 출동을 나가는 경우도 많다”며 “지휘 계통에서 안일하게 생각하고 인력을 투입한 부분이 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가운데 인천경찰청이 이번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으로 층간소음 발생 시 신고 대응을 코드0∼1로 상향하자 내부에서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A 경위와 B 순경을 직위해제했으나 인터넷에서는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지휘·감독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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