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파월 美 연준 의장 4년 유임 결정..테이퍼링·금리 인상 가속화될까?

문지민 2021. 11. 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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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오른쪽)이 11월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아이젠하워 행정동 빌딩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재지명했다. 유임 배경에는 물가 상승 우려 속 정책 안정성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도 물가 상승을 막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물가 안정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유임으로 현 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월 22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차기 연준 의장에 파월 현 의장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의장 후보로 거론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연준 부의장에 지명됐다. 이로써 내년 1월 임기가 종료되는 파월 의장은 앞으로 4년 더 미국 중앙은행을 이끌게 됐다.

이날 발표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인플레이션 억제, 가격 안정, 완전 고용 실현 등에 대해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박사가 맞춘 초점이 우리 경제를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물가 상승 우려 속에서 현재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560만개 일자리를 창출했고 실업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4.6% 떨어졌으며 경제 성장 속도도 다른 선진국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파월 의장 역시 물가 안정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가족들, 특히 음식과 주택, 교통과 같은 필수품의 높은 비용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 가족들에게 타격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경제와 강력한 노동 시장을 지원하고 추가 물가 상승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타 주요 과제로 금융 시스템의 복원력과 안정성 유지, 기후 변화·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위험 대응, 결제 시스템의 현대화를 촉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유임 결정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파월 의장이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 기간 동안 경제를 잘 지원했다는 바이든 대통령과 고위 보좌관들의 견해가 반영된 것”이라며 “물가 상승으로 인한 난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연준을 이끌 적임자로 파월이 선택됐다”고 분석했다. 원만한 상원 인준 가능성과 인프라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공화당과의 협력 필요성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미 연준의 통화 정책이 큰 틀에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은행 워싱턴주재원은 11월 23일 파월 의장 유임에 대해 “시장에서는 향후 테이퍼링 속도와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보다 주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파월의 두 번째 임기에 긴축 기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인플레이션 상승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파월 의장이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요구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보다 강한 긴축을 추구하는 듯한 인상이 생길 수 있다”며 “테이퍼링 가속과 더불어 연준의 긴축 기조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파월 의장 유임에 대해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이 최소화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 임기보다 매파적일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시장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가상자산 시장은 파월 의장 유임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기존 물가 상승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작용하던 암호화폐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파월 의장 유임 결정에 대해 “이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인플레이션에 더 관대할 것”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가상자산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비트코인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2일(현지 시간) 파월 의장 유임 발표 후 일시적으로 2000달러 이상 상승하며 한때 5만9266.36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23일 오후 5시 5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2.24% 하락한 5만6134.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52% 떨어진 6988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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