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땡전뉴스·88올림픽..외신들 "끝까지 사과안한 독재자"[전두환 1931~2021]
전두환 전 대통령(1931~2021)의 별세 소식을 세계 주요 외신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그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했고, 5·18 민주화 시위대를 유혈진압한 군인 출신의 독재자라는 점을 조명했다. 또 사망 직전까지도 추징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비난받았다는 사실도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8시 45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1980년 9월 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1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모습.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1/23/joongang/20211123173855069rmss.jpg)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한국에서 가장 비난받는 전 군부 독재자가 90세로 사망했다”며 전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상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그가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철권으로 나라를 다스린 인물이라는 데 주목했다.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에 가담하고 1979년에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스스로 12·12 쿠데타를 일으켰다면서다. 이 과정에서 계엄령을 선포해 반체제 인사 구금과 고문을 주도했다며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것 외에 다른 목적이 없는 더러운 반역자”라는 그의 상관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말을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했다는 사실도 빠트리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시위대 학살을 주도했고, 이로 인해 수천 명의 학생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총 8년에 걸친 그의 집권 기간이 “잔혹성과 정치적 억압 시기였다”고 묘사했다. AP통신도 “전 전 대통령은 수만 명을 구금하고, 무자비한 진압으로 집권을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9일 광주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연희동 자택을 나서는 전 전 대통령.[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1/23/joongang/20211123135517310bhxd.jpg)
이 밖에 ‘보도 지침’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사는 폐쇄 또는 통폐합하도록 강요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NYT는 “황금시간대 TV 뉴스는 항상 전 전 대통령의 일상에 대한 보도로 시작했다”면서 “전 전 대통령과 닮은꼴로 대중의 주목을 받은 한 배우는 쫓겨났다. 둘 다 대머리였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전 전 대통령이 한국에서 독재자로 기억된다”는 게 외신의 공통된 평가다. 브라질 G1은 “정치인 학살 지지, 한국 민주주의 발전 막은 권위주의 대통령으로 여겨진다”고 소개했다.
'세기의 재판' 받은 대통령…끝까지 사과 없이 사망
주요 외신들은 1995년 한국 법원이 전 전 대통령의 독재 행위에 대한 ‘세기의 재판’을 열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그가 지난달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내란죄·내란목적살인죄·뇌물죄 등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1997년 김대중 정권의 ‘국민 통합’ 기조에 따라 사면받았다고 덧붙였다.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두환(오른쪽)·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6년 8월 26일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한 모습.[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1/23/joongang/20211123135518567gflq.jpg)
NYT는 전 전 대통령이 추징금을 미납한 채로 사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재산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검찰이 냉장고와 개 두 마리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것을 압수하기 위해 그의 집을 수색했지만, 여전히 추징금의 절반만 회수했다”고 전했다. 이어 “끝까지 사과하지 않은 전 전 대통령은 한국의 군 출신 대통령 3명 중 마지막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역시 전 전 대통령을 냉담하고 완고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반역죄와 부패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도 “쿠데타는 국가를 구하기 위함이었고, 같은 상황이 닥쳐도 같은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 경제를 아시아 호랑이로 끌어올린 긍정적 업적도
다만 전 전 대통령에게 긍정적 업적이 없는 건 아니라고 외신은 전했다. G1은 전 전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 기술 성장 시기에 정부를 맡아 아시아 내 위치를 공고히 했다”고 경제적 성과에 비중을 뒀다.
![2019년 11월 8일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전 전 대통령이 지인들과 라운딩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정의당 제공=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1/23/joongang/20211123135519791vhwb.jpg)
NYT와 로이터는 전 전 대통령이 “경제적 번영을 통해 한국을 아시아의 호랑이로 올려놓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그가 박정희 정권을 물려받아 급속도로 성장할 때 집권했다며 “한국은 만성 인플레이션을 극복했고,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연간 평균 10%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권을 획득하며 한때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날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NHK는 전 전 대통령을 “개발 독재형 강권 정치를 한 인물”로 소개하며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88올림픽 유치를 성공시켰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1984년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공식 방문해, 히로히토(裕仁) 일왕과 회견을 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박 전 대통령이 암살된 혼란기를 틈타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한 뒤 군사 독재를 펼쳤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정권(1982~1987)에서 4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협력을 받아 '일본을 따라잡자'를 슬로건을 내세우며 성장 전략을 짰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이민정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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