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지옥' 전 세계 1위에 배아픈 카카오

정길준 2021. 11.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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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국 1위·평균 2.8위
"원천 콘텐트 경쟁력 확인"
'오징어게임' 흥행 재현할까
애플 손잡은 카카오, 발 동동

네이버웹툰의 동명 웹툰을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나오자마자 '오징어 게임'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전 세계 1위를 했다. 국산 크리처물(괴물이 등장하는 장르) '스위트홈'으로 한 차례 대박을 터뜨린 바 있는 네이버웹툰이 또다시 글로벌 신기록을 쓸지 관심이 쏠린다. 이달 야심작을 내놓은 경쟁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초조한 모습이 역력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원작 웹툰 '지옥'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네이버웹툰, 스위트홈 이어 지옥도 '대박'

22일 온라인 콘텐트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지옥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태국·대만·인도·홍콩 등 29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공개 후 하루 만에 차지한 전 세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1위 자리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에 잠시 내줬다. 오징어 게임은 4위로 내려갔다.

그동안 지옥은 1위 국가가 5곳 늘었고 평균 순위도 3.5위에서 2.8위로 올랐다. 언제든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본지에 "스위트홈에 이어 웹툰 원작 영상물의 글로벌 흥행으로 원천 콘텐트로서 웹툰의 경쟁력을 또 한 번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이 사람들에게 지옥행을 선고하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 웹툰은 2019년 8월 프롤로그가 처음 네이버웹툰에 올라온 뒤 지난해 9월 완결됐다.

지옥은 미 대표 영화 리뷰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와 관객 평점 각각 100%, 83%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징어 게임(94%·83%)이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데 6일이 걸렸던 만큼 더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시리즈 원작 웹툰 '지옥'. 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 입장에서 신작의 글로벌 성과가 당연히 반갑지만, 콘텐트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 게임 사례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가 제작비(110%)를 지원하는 대신 모든 저작권을 가져가는 형태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웹툰은 스토리만 제공했다.

대신 영상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 웹툰을 찾는 이용자가 몰리면 관련 매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30대 직장인의 일상과 연애를 담은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은 론칭 후 웹툰 일간 조회 수가 30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웹툰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관련 굿즈 매출도 3배 이상 늘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웹툰의 영상화 흥행 비결을 묻자 "장르와 소재의 제약 없이 스토리의 다양성을 추구한다"며 "이런 작품 경쟁력이 원천 콘텐트로서 영상화한 이후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TV 플러스 오리지널 '닥터 브레인' 이미지. 애플 제공

웹툰은 잘 나가는데…마냥 부러운 카카오

경쟁사의 선전에 카카오는 가슴이 쓰리다. 웹툰 플랫폼은 콘텐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와 카카오엔터의 활약에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1위 네이버웹툰을 맹추격하고 있지만, 영상화 프로젝트는 눈에 띄는 결실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4일 애플 TV 플러스의 국내 진출과 동시에 다음웹툰 원작 스릴러 '닥터 브레인'을 독점 론칭했다.

타인의 뇌를 동기화해 진실을 파헤친다는 독특한 소재로 기대를 모았지만 글로벌 흥행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아직 성적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애플 TV 플러스의 파급력이 아쉽다.

스트리밍 검색 엔진 저스트워치의 올 3분기 북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점유율을 보면, 넷플릭스(27%)와 프라임 비디오(21%)가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다투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14%)·훌루(13%)·HBO 맥스(10%)의 뒤를 잇는 애플 TV 플러스의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을 선보인 올해 9월에만 앱 신규 설치자 약 120만명을 끌어모으며 유일하게 점유율 50%를 바라보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흥행 독주에 당분간 넷플릭스와의 협업 계획이 없는 카카오엔터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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