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게이머 열기는 여전한데 반겨주는 게임사가 없다 [최은수의 시시비비]

최은수 2021. 11.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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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오프라인 개최 성공적, 오랜만에 게이머 축제에 설레임 커
게이머 열기에도 게임사 참가는 소극적..BTC·BTB 부스 대폭 축소
국제 게임전시회 위상 걸맞게 주최 측과 게임사 모두 노력 필요
지난19일 지스타2021이 개최된 부산 해운대부 벡스코 전시장 앞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데일리안 최은수 기자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1이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를 딛고 철저한 방역 속에 마무리했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오랜만에 게이머들이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국내 최대 게임 축제에 설레이는 모습이었다. 1일 6000명 관람객을 제한하면서 관람객 규모로만 보면 예년 대비 줄었지만 벡스코 전시장에서 전해지는 게이머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특히 지난 20~21일 주말에는 발길이 더욱 몰리며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


하지만 게이머들의 열기에 비해 지스타 ‘내실’은 부족했다는 평가다. BTC 부스의 규모가 온라인으로 진행된 작년보다도 절반이나 줄어들었고 야외 및 부대시설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에 참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역시 제한되면서, 예년 대비 썰렁하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게임업계 신흥강자인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이 BTC 대형 부스와 간담회 등을 마련했지만, 빅3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3N의 불참과 주요 국내외 게임사의 빈자리는 꽤나 컸다. 오랜 기간 지스타를 오갔던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를 “쪼그라들었다”고 묘사할 정도였다.


현장을 방문한 게이머들은 BTC 전시관을 둘러보며 여러 체험 이벤트와 경품을 획득하는 등 즐거워하고, 쾌적해진 관람 환경을 반기면서도 예년 대비 줄어든 게임사 부스 참석과 신작 공개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BTB 부스는 더욱 썰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부스를 차린 게임사들의 수도 적었을 뿐만 방문한 바이어들의 수는 총 1367명에 불과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지만 2436명이 방문한 2019년에 비하면 80%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특별한 이슈 거리는 없었지만 올해 지스타에서 게임업계 트렌드를 반영하듯 플레이투언(P2E)이 화두에 오르고,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역대 최대 규모 컨퍼런스를 준비해 메타버스, NFT, 신작 등 관련해 콘텐츠를 마련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 여건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비판하기는 어렵지만 이대로 간다면 위기”라며“코로나로 인해 게임산업이 호황을 누렸는데 적극적인 참여는 없어 아쉽다. 내년을 지켜봐야할 것”고 말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이제 지스타가 규모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글로벌 게임 전시회로 거듭나기 위해 BTB쪽에 좀 더 집중하는게 바람직하다”며“허리와 뿌리가 되는 게임사들에게 기회의 전시가 되고, 큰 게임사와 작은 게임사 교류하는 장을 만들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처럼 코로나19에도 지스타를 찾은 게이머들의 팬심이 확인되고 철저한 방역으로 오프라인 전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막상 게임사들은 부재하면서 게이머들을 비롯해 업계 곳곳에서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국내 게이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큰 게임 축제에서 막상 게임사들은 참가를 꺼리며 소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국내 최대 게이머 축제에 국내 게임사는 보이지 않는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수도 있단 우려까지 나온다.


게임사들의 ‘실익’을 따진 판단도 이해는 간다. 지스타 참가에 소요되는 시간과 고가의 비용에 비해 홍보 효과가 적을뿐더러 지스타 위상 자체가 떨어져 참가 유인책이 적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내부 쇼케이스나 해외 게임쇼를 통해 신작을 공개하는 추세다. ‘메인스폰서’를 누가 맡느냐는 업계의 숙제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주최 측과 정부에서 게임사 참가를 독려할만한 양질의 투자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에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지스타를 찾은 게이머들과 게임사, 게임사와 게임사 간에도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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