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동이 행복한 나라이어야

2021. 11. 23.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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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은 우리나라가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국제적 약속인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지 30년째 되는 날이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2017년 우리나라가 제출한 5, 6차 보고서에 대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 아동권리보장원 설립, 아동영향평가제도 도입 등의 다양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30년을 맞은 현재 우리나라 아동권리 실태는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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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순 굿네이버스 사업운영본부장


지난 20일은 우리나라가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국제적 약속인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지 30년째 되는 날이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권리에 관한 인권 규범으로 1989년 11월 제44차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 당사국이 됐고 이때부터 아동권리협약을 이행해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됐다.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당사국은 5년마다 협약 이행에 대한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하고 심의를 받는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2017년 우리나라가 제출한 5, 6차 보고서에 대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 아동권리보장원 설립, 아동영향평가제도 도입 등의 다양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아동의 자살 문제, 과도한 학업 부담, 수면 부족,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30년을 맞은 현재 우리나라 아동권리 실태는 어떠할까. 지난 7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에서 발표한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동의 체벌 경험은 25.4%로 지난해에 비해 1.5% 포인트 증가했고, 가정폭력 목격 경험은 37.0%로 5.3%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눈여겨볼 내용 중 하나는 디지털 폭력에 노출된 아동의 비율이다. 온라인에서 욕설, 폭언, 악플을 경험한 아동은 24.2%로 전년 대비 3.6% 포인트 상승했고, 온라인상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느낀 경험도 13.8%로 3.1% 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0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 시간은 4시간45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인 1시간을 훨씬 초과한다. 스마트기기 사용에 익숙해 디지털 네이티브, 포노 사피엔스로 칭할 만큼 아이들은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 더 많이 더 자주 노출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폰 과몰입, 문해력 약화, SNS상에서의 프로아나(거식증을 옹호하는 경향), 도박, 자해, 사생활 침해 등이 아이들의 일상과 권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월 유엔아동권리위에서도 ‘디지털 환경과 아동권리’라는 일반논평을 통해 아동의 권리는 디지털·미디어 환경에서 반드시 존중, 보호,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디어 속 아동권리 침해 문제를 개선하고 아동이 안전한 미디어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굿네이버스는 ‘미디어 어린이보호구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속에서 아이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더 나아가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정부는 2024년 12월까지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차 심의를 위한 국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우리의 다음 성적표는 어떨까. 정부가 제시한 ‘제2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에 명시된 것처럼 ‘아동이 행복한 나라’라고 평가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박정순 굿네이버스 사업운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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