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세지평] 글로벌 공급난 대처, 도요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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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요소수 대란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와 마스크 부족 사태, 중국 희토류 수출 규제, 일본발 불화수소 사태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빈번해지고 심화하고 있다.
요소수 사태에서 우리는 첫째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기업의 생산 활동을 넘어 경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과 둘째로 원자재 혹은 첨단품목뿐만 아니라 범용 수입품목을 대상으로도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더욱 피부로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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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요소수 대란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와 마스크 부족 사태, 중국 희토류 수출 규제, 일본발 불화수소 사태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빈번해지고 심화하고 있다. 요소수 사태에서 우리는 첫째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기업의 생산 활동을 넘어 경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과 둘째로 원자재 혹은 첨단품목뿐만 아니라 범용 수입품목을 대상으로도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더욱 피부로 느끼게 됐다.
중국을 중심으로 구축됐던 글로벌 공급망이 코로나19, 기술 패권 경쟁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되며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각국 산업정책의 핵심이 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2월 행정명령을 내려 4대 핵심품목의 공급망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으며, 6월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그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탄력성 높은 공급망’ 확보가 미국의 안보·경제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공급망 취약 원인에 대한 진단과 함께 공급망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제언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위기 발생 때마다 대응 전략을 내놓았다. 요소수 대란 발생 이전인 지난달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글로벌 공급망 이슈 점검회의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관한 선제적 점검과 신속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요소수 사태 이후 이달 8일부터는 매일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가 개최되면서 최근 며칠 수급이 보다 안정세로 돌아섰다. 몇 개월 뒤면 이번 사태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겠지만 유사한 위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사태가 터질 때마다 나오는 수입선 다변화, 국내 생산기반 확충 등 실효성이 높지 않은 정책 대응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위기에 상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와 관련된 제언 두 가지를 하고자 한다. 첫째, 미국 공급망 보고서와 같이 공급망 대응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보고서로 작성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자. 우리나라의 공급망 취약성 및 구조적 문제점을 진단함과 동시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구체적 권고 사항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산자부 산하에 공급망 관리 프로그램을 신설해 공급망 취약 정도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분석 및 예측 기능을 수행하고, 산업·노동 및 이해관계자와 관련 부처가 상시 협의하고 공급망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단기적 공급망 교란에 대처하고 전략적 물자 및 품목 관리, 핵심품목 수급 안정, 소재·부품·장비 핵심품목 개발지원을 통한 공급 안정성 강화, 대외 국가와의 협력 강화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공급망 관리 프로그램 수립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고 평가받는 도요타의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원래 도요타는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는 적기(Just-in-time) 생산을 통해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일본과 미국 공장의 생산을 상당 기간 중단하게 됐다. 이에 2만개 넘는 부품의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대체 가능성을 고려해 약 1400개를 핵심부품으로 지정하고 생산 및 재고 관리 방식을 다르게 적용했다. 또 1·2·3차 부품 공급업체의 생산 및 위치 정보를 포괄하는 데이터베이스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어떤 부품이 언제 생산이 부족해질지에 대한 조기 경보가 가능케 했다. 기업이 사활을 걸고 공급망을 관리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하면 국가 차원의 공급망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민호 한국개발연구원 재정투자평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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