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6주기의 두 남자..李 "인사가 만사" 尹 "닭의 목 비틀어도"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서거 6주기 추모식에서 나란히 앉은 여야 대선후보가 밝은 표정으로 환담을 나눴다. 둘 모두 YS의 생전 발언을 곱씹었지만 담은 의미는 달랐다.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YS 서거 6주기 추모식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가칭) 대선후보 등이 참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유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송영길 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도 자리를 지켰다.
김 총리는 이날 추모사에서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난과 우리 민주화의 역사는 늘 함께했다”며 “대통령의 굳건한 의지와 용기, 신념은 어두운 시절 국민들에게 등불과 같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통합과 화합을 강조한 대통령의 마지막 말을 기억하겠다”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 모두가 더 행복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도착해 자리에 앉아있던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도착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리며 인사를 나눴다. 이후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공식 행사 전 1분여 간 귓속말로 환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 쪽을 향해 손을 내밀며 대화를 이어갔고, 윤 후보도 눈가에 웃음을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추모사에 담긴 메시지는 달랐다. 이 후보는 “김 전 대통령께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점은 평생 들여 배울 가치다. 특히 군부에 의한 권력찬탈이 불가능하게 만든 건 정말 역사에 남을 일”이라며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언급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그분 말씀 중에 하나를 매우 자주 말하는데, ‘대도무문’뿐만 아니라 ‘인사가 만사’라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세상의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일하게 된다면 그 사회는 아마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야당 시절을 회고하며 정통성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은 70년대에 ‘40대 기수론’으로 야당의 동력을 활성화시켰다. 이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하시며 국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셨다”며 “초당적 행사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의 단초가 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고인이 워낙 건강하신 분이라 100수는 넘으실 줄 알았는데, 6년 전 작고하셨을 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생전 모습을 잘 기억하고 계신 분들과 함께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지금 나라는 반으로 쪼개져 있다. 서로 정권을 바꿔가며 전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는 악순환이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느냐”며 “국민통합의 상징인 김 전 대통령이 더욱 그립다”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은 26살에 최연소 지역구 국회의원을 했다”며 “청년 정치의 원조”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는 “민주화를 위한 신념, 개혁을 향한 추진력을 다시 새기면서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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