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한 엘살바도르, 이번엔 '비트코인 도시' 만든다

문지민 2021. 11. 2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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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불 건설 자금, 비트코인 국채로 조달
20일(현지 시각)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중남미 비트코인·블록체인 콘퍼런스에 참석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이날 그는 연단 서서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출처=로이터연합)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이번엔 ‘비트코인 도시’를 만든다.

11월 21일(현지 시간) CNN·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전날 엘살바도르 도시 미사타에서 폐막한 비트코인·블록체인 행사에 참석해 화산 지열에너지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은 행사에서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며 “주거 지역, 상업 지역, 공항, 항구, 철도,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 모든 것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도시 예정지는 엘살바도르 남부 태평양 연안의 콘차과 화산 인근에 있는 항구 도시 라우니온이다. 화산을 활용한 지열 발전으로 도시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고 암호화폐 채굴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비트코인은 채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지열에너지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완벽한 생태 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부켈레 대통령은 이 도시에 10%의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재산세, 소득세 등 다른 세금을 전혀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며 전 세계 투자자들을 향해 “이곳에 투자하고 원하는 만큼 돈을 벌어가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도시 건설에 투입할 자금 확보를 위해 10억달러(약 1조1866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국채’도 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10년 만기인 이 채권은 내년부터 발행이 시작될 예정이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해외에 체류하는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이 더 쉽고 저렴하게 본국에 송금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전국에 비트코인 ATM(현금자동입출금기) 200대 이상 설치하고, 자체 개발한 암호화폐 지갑 ‘치보’를 사용하는 국민에게 30달러(약 3만5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무료로 지급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10월 말 기준 최소 약 787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1100개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엘살바도르의 이러한 행보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의 시각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금융기구들은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것을 두고 “현명하지 못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15일에는 비트코인 법정화폐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국민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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