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젊은 공장에서 젊은 차 만든다'..상생·혁신 실험터 광주글로벌모터스

이기민 2021. 11. 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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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평균나이 28.3세, 20대가 전체의 51%
라인 배치 전 3개월 간 교육
숙련공들과도 평등하게 소통
수백대 로봇 도입해 생산량 극대화
차체 공장 자동화율 100%, 도장부도 73.1%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는 1년에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지난 9월 현대차 캐스퍼를 첫 생산한 이래 올해말까지 1만2000대를 생산하고 내년에는 7만대를 제작할 계획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차체라인에서 로봇이 캐스퍼 차체의 보닛, 프론트도어 등을 장착하고 있다./사진=이기민 기자 victor.lee@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직원들이 현대차 캐스퍼의 최종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500여명의 MZ세대 근로자와 수백대의 노란 로봇이 현대자동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생산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19일 찾은 국내 첫 노사 상생형 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는 상생과 혁신을 무기로 든 평균나이 28.3세의 젊은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전체 직원 570명 중 광주·전남 지역 인재가 93.4%(498명)를 차지하고 있으며 20대가 51%(275명)에 이른다.

GGM 직원들은 법인설립 2년, 공장 착공 19개월, 시운전 7개월, 준공 4개월여 만에 자동차 양산에 체제돌입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 9월 캐스퍼 양산 1호차가 나온지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숙련공 못지 않은 솜씨를 가진 앳된 얼굴의 근로자들이 빠른 속도로 자동차를 완성하고 있다. GGM에 입사한 직원들은 3개월여간의 교육을 통해 라인 투입 전 자동차를 400번 이상 조립하고 분해하는 연습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김영권 GGM 생산본부장은 "통상 레벨1 인증을 받으면 고급작업자라고 부르는데, GGM의 작업자들은 모두 레벨2 인증을 받은 인력들"이라며 "젊은 직원들과 경력이 있는 숙련공을 연결하기 위한 기술노하우지원교육(서포터즈 제도)를 운영해 기술과 경험을 전수해주고 있다"고 빠른 생산 속도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GGM은 전문적인 직원 교육을 통해 1시간에 28대, 하루 200대의 캐스퍼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목표 생산 대수는 1만2000대 수준이고 내년에는 7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GGM은 내년부터 500여명을 추가로 채용해 생산량을 늘려갈 방침이다.

GGM은 젊은 기업이라는 강점을 이어가기 위해 파격 실험도 이어가고 있다. IT업체들이 시도하고 있는 직급 폐지를 통해 젊은 직원들과 경력직들의 동등한 대우와 소통을 보장하고 있다. 특히 라인 이동 근무를 통해 직원들이 차량 제작의 모든 분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이 모든 공정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라인 간 근무 강도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임금협상 문제로 해마다 파업의 기로에 서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평균 연봉 3500만원으로 업계 평균의 60% 수준이지만, 35만대 판매 달성 전까지 무노조 원칙 유지를 노사가 합의한 것은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GGM은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법적 정년을 보장하는 고용 안정성, 주거비용, 피복 및 교통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젊은 공장 답게 인력만 젊은 게 아니라 공장 시설도 친환경, 디지털, 유연화돼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 이어 23년만에 설립된 GGM이 시간당 28대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저력 중에 하나는 로봇이다. GGM에 따르면 차체부는 100%, 도장부도 73.1% 수준의 높은 자동화율을 보유하고 있다.

차체 공장에만 118대의 로봇으로 운영되며 프론트 도어, 리어도어 등 무거운 차체를 들어 장착한다. 로봇이 들어가 있는 공정라인 바깥에는 모두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또한 지게차를 대체하는 무인 로봇은 주변을 인식해 사람이나 물건이 앞을 가로막으면 저절로 멈춘다.

이날 도장공장은 생산 대기 중인 차체가 많아 들어가 볼 수 없었다. GGM에 따르면 도장공장은 40대 로봇이 배치됐고, 환경보호를 위해 유성도료가 아닌 수성도료를 사용하고 있다.

GGM은 젊은 인력과 최신 시설을 바탕으로 캐스퍼 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도 생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광식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은 "생산시스템이 효율화 돼 있어 신차를 위한 새 라인을 설치하지 않고도 다른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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