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사람들.." 울컥한 이재명 "새로운 민주당 되겠다"

"이재명의 민주당" 1일차, 청년 만나 "변화하겠다".. "대장동 대응 부족" 인정

[김성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기존의 송영길 대표 주재 선거대책위원회 회의가 아닌 청년들과 선대위 회의를 가졌다. 이 후보가 지지율 부진 타개책으로 선언한 "이재명의 민주당" 첫 행보로, 그는 "저와 민주당은 국민들께 따끔한 회초리를 맞을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을 가슴으로 받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싶다"고 발언하다가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취업준비생·워킹맘·신혼부부·창업인 등 청년들과 전국민 선대위 1차 회의를 열고 "오늘은 새로운 민주당의 첫 1일차"라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국민들께서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했을 땐 앞으로 더 나은 변화, 혁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아쉽게도 후보 선출 후 지금까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새로움과 변화보단 기존 체제에 젖어가는 느낌을 가지시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점에 대해 저부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라며 "민주당에 동화되는 이재명이 아니라 국민들이 이재명을 통해 하고자 했던 변화와 혁신을 제대로 추구하는 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 말씀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표현했는데 곡해가 없었으면 좋겠고 오해가 없도록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 민주당이 의총에서 선대위 재편의 전권을 이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저도 깊이 성찰하고 반성해 변화로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의원들이)모든 걸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현장 활동을 중심에 놓겠다고 결의해준 것에 대해 정말 국민과 당,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충정에 저도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금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 또는 좀 심하게 말하면 일각의 분노에 대해, 의원님들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걸 저도 안다"면서 "오히려 제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고도 덧붙였다.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원팀 선대위 구성 등 그간 후보가 원하는 대로 당이 움직여왔는데, 이제 와서 당 탓을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대장동 대응도 반성" 납작 엎드린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서 취준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창업자의 걱정인형을 받아 들고 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의 내용으로 ▲ 반성하는 민주당 ▲ 민생·실용·개혁을 주도하는 민주당 ▲ 유능하고 기민한 민주당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180석 거대 의석에 걸었던 우리 국민들의 변화와 새로움에 대한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점을 스스로 인정한다"라며 "특히 부동산 문제, 청년과 무주택 서민들의 고통 과중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민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지 않고 내로남불식 남탓이나 전세계적 현상이라는 등 외부조건에 책임을 전가한 것도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특히 대장동 사건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대해 부족함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저 스스로도 '70%나 환수했다', '다른 단체장이 못하던 걸 했다', '국민의힘의 방해를 뚫고 이 정도 성과냈으면 잘한 것 아니냐', '거대 이권사업에서 사적이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했지, 국민들께서 '왜 다 환수하지 못했냐', '왜 민간에 저런 비리 잔치를 예방하지 못했냐'는 지적에 대해 '나는 책임 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그 자체도 저의 책임"이라며 "부족함을 인정하고 더 나은 변화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민생 개혁을 강조하다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최근 국민들을 만나면서 '이재명다움이 어디 갔냐', '변한 거냐', '기득권화된 거냐'는 질문을 아프게도 많이 들었다"라며 "저 스스로 반성해보건대 거대 민주당의 기존 관행 속에 젖어 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어제 청주시장, 그저께 논산시장을 갔는데 95세씩이나 되는 어르신이 물건 조금 팔아보겠다고 시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5천 원 어치 토란 팔아보겠다고 애쓰시는 모습을 봤다"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이 후보는 목멘 목소리로 "저를 끌어안고 우신 분도 계셨다.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 좀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그런 눈물을 제가 정말 가슴으로 받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 땅의 약자들과 그 분들의 아픔을 개선하도록 1분 1초, 작은 권한까지도 최대한 잘 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