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민과의 대화'서 '열일' 의지 강조 ..野 "빛바랜 개살구"
"자화자찬 한다지만 주관적 아닌 세계의 객관적 평가"
"부동산 문제, 마지막까지 해결 실마리 확실히 찾을 것"
21일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국민과의 대화'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최대 성과로 전세계 '톱텐(TOP10)'으로 인정받을 만큼 국가 위상이 높아진 것,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꼽으면서 마지막까지 '열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빛바랜 개살구'라는 혹평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KBS 1TV에서 생방송된 '2021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300명의 국민 패널과 질답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정세진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정해진 질문이나 각본은 따로 없는 상태에서 생방송으로 열렸다. 국민 패널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방침이 시행된 지 3주가 된 만큼 이에 대한 평가와 의료 분야, 민생경제 분야, 포스트코로나 시대 과제 등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질의했다.
문 대통령은 성과와 관련해 "2차 세계 대전 이후 70년 동안 가장 성공한 나라가 한국이다. 이런 성취들을 부정하고 폄훼한다면 그것은 우리 정부에 대한 반대나 비판의 차원을 넘어 국민이 이룬 성취를 폄훼하거나 부정하는 것에 다름이 없다"며 "자부심을 가져달라는 말씀을 드리면 '자화자찬이다, 국민의 삶이 어려운데 무슨 말이냐'는 비판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주관적 평가가 아니라 세계에서 하는 객관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최대 성과와 아쉬운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K-방역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아주 높아졌다. 지금은 거의 세계 톱10"이라며 "경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문화, 방역, 보건의료 또는 국방력, 국제외교 협력 모든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것은 역시 부동산 문제에서 서민들에게 많은 박탈감을 드리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함으로써 무주택자, 서민, 청년, 신혼부부, 내집마련의 기회를 충분히 드리지 못한 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평가처럼 행사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질책성 질의가 나오기도 했다. 한 패널은 부동산 문제로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투기 문제 등의 해결 방안을 물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제가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 지나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주택 공급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2·4 대책 같은 게 조금 더 일찍 마련되고 시행됐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기간 동안 역대 어느 정부 보다 입주 물량과 인허가 물량이 많았다. 계획되고 있는 물량도 많다"면서 "그거에 힘입어서 부동산 가격도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고,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하락 안정세까지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로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잘했다'라고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다음 정부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결의 실마리는 확실히 임기 마지막까지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요소수 품귀 현상'과 관련해도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요소수 부족 사태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라는 패널의 질문을 받고 "문제를 보다 일찍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문제를 파악하고 난 이후에는 정부가 매우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서 지금은 문제가 거의 다 해소됐다. 비슷한 문제가 다른 품목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에 이번을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의료체계의 혼란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돌파감염을 경험한 한 패널이 신속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보건당국이나 보건소에서 매뉴얼이 있어서 '이렇게 대응하면 됩니다'하고 잘 알려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돌파감염으로 확진되는 경우에 그에 대해 신속하게 의료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매뉴얼을 잘 갖추겠다"고 했다.
여야 상반된 평가…與 "민생경제 회복 진력" 野 "진심 어린 사과 없어"
여야는 문 대통령의 마지막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남겼다. 여당은 문 대통령의 다짐에 공감하며, 민생경제 회복에 더욱 진력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야당은 국민 고통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는 없었다며 '딴 세상'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임기를 6개월 남긴 시점에서 그간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듣고 마지막까지 그간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힘쓰겠다는 다짐의 시간을 보냈다"며 "특히 대통령께서는 부동산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마지막까지 힘쓰겠다고 다짐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정운영의 책임을 함께 하는 집권여당으로서 민주당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집값 안정과 부동산 개혁입법을 추진하겠다"며 "소상공인 지원과 민생경제 회복에 더욱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내고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빛깔마저 좋지 않은 '빛바랜 개살구'"라며 "백신 수급 차질 및 숨 막히는 통제식 방역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는 역시나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사례가 쏟아졌음에도 이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은 대통령의 태도는 경악스럽다"며 "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은 처참하고 국민들은 여전히 부동산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인데, 도대체 대통령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임 대변인은 "국민들이 고통받는 현실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지 못한 2019년 '국민과의 대화'의 재방송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면서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오늘 방송으로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만의 환상에 빠진 '돈키호테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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