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평화 지렛대' 文 마지막 구상 일그러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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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마지막 한반도 평화 이벤트로 구상했던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오히려 미·중의 선택 압박을 받는 '골칫거리'로 부상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베이징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의 보이콧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중국 편에 확실히 서는 모습이기 때문에 미·중 사이 '시계추' 외교를 해야 하는 북한 입장에서도 결코 이득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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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사이 한국 난감한 처지 놓여
청와대 "올림픽 계기 방중 여부 미정"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마지막 한반도 평화 이벤트로 구상했던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오히려 미·중의 선택 압박을 받는 ‘골칫거리’로 부상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정치적 보이콧’을 최종 확정한 뒤 동맹인 우리나라에 동참을 요청할 경우 우리로선 또다시 미·중 사이에 끼어 상당히 난감한 처지에 놓일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충격파를 던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검토하는 것은 ‘외교적’ 보이콧이다. 미국 선수단은 보내되 관행적으로 파견됐던 정부·정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사절단은 보내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문 대통령의 베이징올림픽 계기 방중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기가 되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에 보이콧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과 관련해선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보이콧 검토를 공식화한 만큼 미국이 보이콧을 최종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미 의회와 인권단체의 압박이 거센 데다 유럽의회와 영국 하원이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힘을 보탠 것이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미국이 보이콧을 결정할 경우 동참할 국가에는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와 호주 일본 등이 거론된다. 동맹국의 동참이 이어지면 미국이 우리 정부에도 보이콧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중국의 태도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한국에도 손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중국의 협력을 구했던 우리 정부 입장에선 중국의 초청을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베이징올림픽을 남북, 북·미 대화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던 것도 사실이다.
문 대통령의 올림픽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고려 상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여부다. 김 위원장의 베이징올림픽 불참으로 남북 정상 간 회동이 어려워질 경우 베이징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의 장으로 삼으려는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북·중 국경개방이 미뤄질 정도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데다 북한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 등에 시달리고 있어 김 위원장이 자리를 비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베이징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의 보이콧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중국 편에 확실히 서는 모습이기 때문에 미·중 사이 ‘시계추’ 외교를 해야 하는 북한 입장에서도 결코 이득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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