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대위 다시 짠다..민주당 의총 "모든 권한 후보에게 위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69명 전원이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선대위 쇄신 및 재구성의 전권을 맡기기로 결의했다.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대표는 21일 오후 4시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갖고 모든 선대위 구성과 새로운 재구조 쇄신에 대한 권한을 이재명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당 소속 169명 전체 의원이 만장일치로 그 뜻에 따르기로 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의지를 모았다”고 전했다.
‘전권 위임 대상에 상임선대위원장(송영길)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송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다. 국민이 마음에 들 때까지 우리 스스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은 합니다’보다 ‘이재명은 바꿉니다’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날 의총 결정은 선대위 쇄신 주도 의지를 밝힌 이 후보의 요구에 대한 응답 성격이 짙다. 이날 결의에 앞서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오로지 실력, 국민을 위한 충정, 열정을 가진 사람들로 다시 시작하겠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재명이라는 대선후보를 선택한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민주당도 반성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대위 개편 방향과 관련해선 “민첩하고 가벼우며 기민한 대응체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의총 후 페이스북에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원들의 의지를 받들어 조속히 쇄신 방안을 만들어 집행하고,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겠다”는 글을 추가했다. 그러면서 “쇄신의 제1 원칙은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날 민주당에선 송 대표를 겨냥한 책임론도 나왔다. 김한정 의원은 의총 후 페이스북 글에서 “당 대표는 의원들이 안 뛴다고 타박하고, 혼자 10여 분 일장연설하며, ‘선대위 전권을 후보에게 일임하겠다’고 한다. 정작 자기 이야기는 없다”며 “평소 ‘선당후사, 살신성인’을 강조하던 분 아니었나”라고 비판했다.
향후 선대위 개편의 초점은 ▶전 의원의 현장행 ▶선대위 경량화 ▶2030 및 실력파 등용에 맞춰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다 지역으로 내려가고 중앙선대위를 슬림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2030 등 외부 인사를 전진 배치할 공간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내부 쇄신 분위기는 이 후보가 지난 15일 선대위 회의에서 “기민함이 좀 부족하지 않나”라고 한 뒤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매머드급 선대위 조직이 너무 비대해 굼뜨다는 지적이었다. 지난 17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절실함이 안 느껴진다”고 쓴소리를 한 데 이어 이 후보가 이해찬 전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한 뒤 당내 움직임은 빨라졌다.
이런 흐름은 당 공동선대위원장 일부의 줄사퇴로 이어졌다. 김두관 의원이 지난 20일 “저부터 공동선대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21일 이광재 의원과 김영주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홍익표 의원이 선대위 공동정책본부장 직을 내려놨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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