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민주당 만든다..송영길 '선대위 재구성' 전권 위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69명 전원이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선대위 쇄신 및 재구성 전권을 맡기기로 결의했다.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갖고, 모든 선대위 구성과 새로운 재구조 쇄신에 대한 권한을 이재명 후보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당 소속 169명 전체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그 뜻에 따르기로 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임무만 갖고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의지를 모았다”고 전했다. ‘전권 위임 대상에 상임선대위원장(송영길)도 포함되냐’는 질문에 송 대표는 “그렇다. 저를 포함한 선대위 전체 구성에 대해 위임하기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 송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다. 국민이 마음에 들 때까지 우리 스스로 변화시켜야 된다”며 “지금은 ‘이재명은 합니다’보다 ‘이재명은 바꿉니다’가 필요한 시기”라며 이 후보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의 민주당으로”…쇄신론 올라탄 이재명
의총의 전권위임 결정은, 선대위 쇄신을 직접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 후보의 요구에 대한 응답 성격이 짙다. 이날 결의에 앞서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오로지 실력, 국민을 위한 충정, 열정을 가진 사람들도 다시 시작하겠다. 날렵하게, 가볍게, 국민이 원하는 곳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겠다”며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의 뜻을 신속히 반영하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이 가능하도록 민첩하고 가볍고 기민한 대응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의총 후 페이스북에 “모든 일에 제 자신부터 성찰하고 반성하며 혁신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대선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원들의 의지를 받들어 조속히 쇄신 방안을 만들어 집행하고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겠다”는 글을 추가했다.
이 후보는 “쇄신의 제1원칙은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기존 선대위가 있는 상태에서 후보가 누구를 빼고 새로 넣고가 아니라 모두 사퇴한 상태에서 후보가 전권을 갖고 새로이 선대위를 구성하는 의미가 되어야 한다. 나의 개인적 해석이지만 대다수 의원들도 같은 의미로 받아 들였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민주당에선 향후 선대위 개편의 초점이 ▶전 의원의 현장행 ▶선대위 경량화 ▶2030 및 실력파 등용에 맞춰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후보가 언급한대로 현장성ㆍ개방성ㆍ신속성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세부적인 내용은 이 후보와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이 논의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 역시 “다 지역으로 내려가고 중앙선대위를 슬림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본다”며 “이를 통해 2030 등 외부인사를 전진 배치할 공간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선 선대위 내 후보 의사 전달체계의 문제, 보수인사 영입 필요성 등도 제기됐다고 한다.
“기민함 부족”…李 지적뒤 불붙은 쇄신론
이 후보는 18일 ‘민주당 정당쇄신, 정치개혁 의원모임’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충분한 성과를 못 냈음을 다시 한번 사과한다. 우리가 변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20일 새벽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부터 변하겠다. 민주당도 새로 태어나면 좋겠다”며 “주권자를 진정 두려워하고 국민의 작은 숨소리에도 기민하게 반응하는 길을 찾아내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흐름은 당 공동선대위원장 일부의 사퇴로 이어졌다. 김두관 의원이 20일 “이 후보가 말한 선대위 대개조에 동의한다. ‘날렵한 선대위, 일하는 선대위’를 위해 우선 저부터 공동선대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21일에는 “강을 건너면 타고 온 배는 불살라야 한다.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광재 의원이 사퇴했고, 정세균 전 총리 캠프의 좌장이었던 김영주 의원 역시 “지금처럼 느슨해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내려놨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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