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외교적 보이콧' 고심..文 최후의 보루 '베이징 구상' 불똥 튀나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남·북·미·중 4개국이 한반도 종전을 선언하는 내용의 ‘베이징 구상’에 악재가 쌓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 고위 당국자를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중인 데 이어 영국이 동참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외교적 보이콧' 암초…평화프로세스 '불똥' 우려
앞서 바이든 행정부 역시 베이징 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할 가능성을 드러냈다. 지난 18일 바이든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는 이유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중국 정부의) 인권 관행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5일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기 위한 ‘상식의 가드레일(common-sense guardrails)’을 강조했지만, 이와 별개로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미·중 갈등에 '어게인 평창' 물 건너가나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이 확정될 경우 국가 원수나 고위급 인사 등이 주축이 되는 축하 사절단 자체가 꾸려지지 않는다. 물론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해도 해당국의 선수단은 경기에 참여할 수 있지만, 올림픽을 계기로 한 양자·다자 간 별도의 외교적 행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영국의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이 유럽연합(EU)·캐나다·호주 등 중국 인권 문제를 규탄해 온 다른 국가들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분위기에 중국은 강경대응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20일자 사설을 통해 “중국이 지금 내려야 할 결정은 미국 고위급 대표의 올림픽 참석 초청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에 (미국의) 관리들이 오면 의롭지 못하기 때문에 환영해선 안 되고, 온다고 해도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그들이 없으면 올림픽은 더 순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베이징 겨울 올림픽을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의 마중물로 활용하려는 문재인 정부는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미국이 검토중인 외교적 보이콧에 한국의 동참 여부가 외교적 시험대에 오를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미국이 불참할 경우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한 종전선언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데다, 미국의 지지와 협력 없이는 남북 정상회담 역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미국과 영국의 외교적 보이콧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인권 문제를 앞세운 외교적 보이콧은 자칫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결정이란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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