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강렬한 완다_요주의 여성 #38

김초혜 2021. 11. 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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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해야 할 첫 번째 이유, <완다비전> .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완다비전〉에서 다채로운 매력과 연기력을 선보인 엘리자베스 올슨.

이렇게 독창적이고 강렬하고 사랑 넘치는 이야기라니! 드디어 한국에 당도한 디즈니+를 통해 만나게 된 〈완다비전〉.

사실 마블 인피니티 사가를 통틀어 가장 비극적인 캐릭터를 꼽으라면 완다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어린 시절 폭격으로 부모님을 잃었으며 쌍둥이 동생 피에트로는 〈어벤져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사망했죠. 타노스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손으로 연인인 비전의 목숨을 거뒀으나, 타노스가 시간을 되돌려 다시 살아난 연인이 잔혹하게 죽는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던 완다.

이처럼 극적인 서사를 지닌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고참 히어로들에 비해 조연처럼 다뤄졌던 완다와 파트너 비전을 내세운 〈완다비전〉은 MCU 새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면서도 그 자체로 매혹적인 웰메이드 시리즈입니다. 〈완다비전〉에 반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스포일러 조심!).

「 #TV에 대한 헌사 」
〈완다비전〉 예고편이 처음 공개됐을 때, 옛날 시트콤의 한 장면 같은 완다와 비전의 모습에 모두 어리둥절했을 것. 1950년대 흑백 TV 화면으로 시작되는 〈완다비전〉은 회차마다 미국의 각 시대별 인기 시트콤 특징을 살려 제작되었습니다. 분위기만 차용한 게 아니라 카메라 워킹, 연출 방식, 화면 비율, 의상 디자인까지 각 시대에 맞게 반영했다는 것. 매 회마다 그 시대의 헤어스타일과 패션을 ‘찰떡 같이’ 소화한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란! 맷 샤크먼 감독은 “마블이 선보이는 첫 스트리밍 드라마가 TV 역사에 띄우는 러브레터라는 사실이 정말 멋지다”라고 말하기도 했지요.
미국 TV 고전 시트콤의 한 장면 같은 〈완다비전〉의 스틸
「 #이렇게 강한 마녀들 」
강해도 이렇게 강할 줄이야! 〈완다비전〉에서 완다는 정말 어마어마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극 속에서 모니카 램보가 “타노스의 기습 공격만 아니었다면 혼자서도 상대했을 것”이라고 콕 짚어 언급해준 완다의 엄청난 힘. 〈완다비전〉에서는 빌런 역시 여성으로 등장합니다. 상냥한 이웃으로 가장한 마녀 ‘애거사 하크니스’를 만남으로써 완다는 예언 속의 마녀 ‘스칼렛 위치’로 각성하게 되지요. 〈캡틴 마블〉의 모니카 램보, 〈토르〉의 달시 등 전작에서 끄집어 다시 만나게 된 여성 캐릭터들도 매력적! 마녀들이 활개를 치는 MCU의 새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완다비전〉 스틸
「 #놀라운 엘리자베스 올슨 」
2014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숄져〉부터 완다 막시모프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올슨. 그 유명한 쌍둥이 자매(애슐리 올슨, 메리 케이트 올슨)의 동생으로 알려졌지만, 엘리자베스 올슨은 언니들의 후광에 기대지 않고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밟아왔죠. 데뷔작이었던 인디 영화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 신참 FBI 요원으로 출연한 〈윈드 리버〉에서 좋은 연기로 호평 받았던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각성한 스칼렛 위치처럼’ 본인의 재능과 연기력을 맘껏 펼쳐 보입니다. 각 시대의 시트콤 형식에 어울리는 연기 톤을 연구하고, 위트 있는 연기부터 슬픔, 절망, 분노, 사랑 등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해낸 그는 2021년 에미상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 #애도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 」
〈완다비전〉은 스펙타클한 히어로의 탄생기나 거대한 우주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완다의 스토리는 상실과 트라우마를 지닌 자가 이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나는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늘 슬프고 어딘가 갇혀 있는 것처럼 보였던 완다가 자신의 상처를 다스리고 스스로 만든 결계를 걸어 나오는 장면은, 아프고도 아름답습니다. 또한 이것은 육체가 소멸해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 “애도라는 건 결국 계속 사랑하는 것”이라는 극 속 대사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완다비전〉 스틸

‘때리고 부수는’ 마블 시리즈에서 이렇게 깊은 감정적 동요를 느끼게 될 줄이야. 예전부터 마블 영화를 즐겨봤지만 (아이언맨의 죽음에 오열하는 남편과 달리) 그저 오락용, 데이트 영화 정도로 여겨왔어요. 아무리 봐도 ‘내 얘기’처럼 다가오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블랙 위도우〉부터 〈이터널스〉 〈완다비전〉까지, 인피니스 사가 이후 펼쳐지는 MCU의 새 작품들은 시대성을 품고 적극적으로 내게 말을 건넨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신나고 울컥하고 마음이 흔들려요.

OTT 플랫폼의 콘텐츠 홍수 속에서 또 어떤 신세계를 만나게 될까요. 볼 것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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