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부족 사태 부른 두 축의 '게임 체인저'

2021. 11. 1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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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화물 물류 비상..경기 악영향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화물 물류 비상..경기 악영향

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정화에 필수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물류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 종사자 생계 위협은 물론이고 공급 네트워크를 교란하면서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요소수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우리나라 요소수 공급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중국에서 수출 제한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중국 전력난 심화로 산업 활동이 어려워진 가운데 농업 생산에 필수적인 화학 비료 공급이 부족해지자, 중국 정부가 요소를 비롯해 비료 관련 제품 수출을 사전 검역 명목으로 제한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을 빚은 중국 전력난 원인은 무엇일까. 충분한 대체 전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로 탈석탄 발전 압력이 강화된 영향이 크다. 석탄 발전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으로서는 환경 규제 강화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요인은 미국과 중국 갈등이 커지면서 미국 중심 통상 네트워크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는 호주와 그 대척점인 중국 간 통상 갈등이 확대된 결과, 중국이 호주로부터의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석탄 수입을 제한해 호주에 손실을 입히겠다는 의도였겠지만 석탄 수급과 발전에 차질이 생기면서 결국 중국에 피해가 왔다.

이를 종합할 때 중국의 수출 제한이 초래한 국내 요소수 공급 부족은 일시적인 문제로 보이지만 배경에는 환경 규제, 통상 갈등 등 세계 경제 판을 흔드는 두 축의 게임 체인저가 존재한다. 요소수 문제를 일단 봉합한다 하더라도 환경 규제와 통상 갈등이 다양한 이슈로 터져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1970년대 당시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값싸게 공급되던 석유가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비싸고 불안한 에너지원이 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게임 체인저로 등장해 공급 비용 충격을 준 결과 스태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를 엄습했다. 최근에도 환경 규제와 통상 갈등이라는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유도하는 공급 충격이 글로벌 경제에 엄혹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특히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 현실을 고려하면 더욱 유의해야 한다. 탈탄소 이슈를 포함한 환경 규제는 생산비를 증가시키는 비용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1970년대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어려움으로 다가왔지만, 건설사들이 유가 상승으로 수혜를 입은 중동 국가에 대거 진출해 달러를 벌어들여 위기를 극복했다. 이번에도 환경 규제와 통상 갈등에 어떻게 대응해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새로운 발전 수단을 탈탄소 환경 규제의 기술적인 대안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 갈등 대응으로 핵심 중간재를 생산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공급처 확보가 가능할지도 변수다.

정부 역할도 필요하다. 환경 규제, 통상 갈등에 노출된 우리 기업이 기술적 역량을 과도하게 넘어서는 수준까지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환경 규제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정해야 한다. 규제 대응 과정에서 재정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정부와 기업 간 소통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4호 (2021.11.17~2021.11.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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