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사회에 커지는 고립감.. 英경제학자가 제시한 해결책은

임세정 2021. 11. 1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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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외로움은 주변에 누군가가 없어서 생기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뉴욕 런던 파리 도쿄 서울 등 대도시에서 늘어나는 1인 가구들,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난 뒤 농어촌 또는 소도시에 혼자 남은 독거 노인들에게 외로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이들이 가지는 고립감과 무력감, 소외감을 이 책에선 '확장된 정의의 외로움'이라 부른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은 화면 속의 먹방 유튜버를 친구 삼아 식사 시간의 외로움을 달래는 대가로 별풍선을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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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고립의 시대
노리나 허츠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492쪽, 2만2000원


우리는 흔히 외로움은 주변에 누군가가 없어서 생기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뉴욕 런던 파리 도쿄 서울 등 대도시에서 늘어나는 1인 가구들,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난 뒤 농어촌 또는 소도시에 혼자 남은 독거 노인들에게 외로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다른 종류의 외로움도 있다. 정치로부터 단절돼 있다는 느낌, 일과 일터에서 소외돼 있다는 느낌, 힘없고 무시당하는 존재라는 느낌도 외로움과 연결된다. 이들이 가지는 고립감과 무력감, 소외감을 이 책에선 ‘확장된 정의의 외로움’이라 부른다.

저자에 따르면 초연결 사회는 고립감을 오히려 증폭시킨다. SNS에서 ‘좋아요’를 얻고 팔로워 수를 늘리기 위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필요 이상으로, 강박적으로 집착한다. 주변의 가족, 이웃, 친구와 만나 공감하고 의사소통하는 능력은 퇴화된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은 화면 속의 먹방 유튜버를 친구 삼아 식사 시간의 외로움을 달래는 대가로 별풍선을 지불한다.

저자는 신자유주의가 오늘날의 ‘외로움 위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심화하게 만들었고 대기업과 거대 금융에 커다란 재량권을 부여했으며, 지나친 경쟁을 불러와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로움 위기를 가속화시켰다.

외로움은 더 큰 문제를 낳는다. 자신이 사회적으로 소외돼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음모론을 더 쉽게 받아들이고 우파 포퓰리스트의 표적이 되기 쉽다. 고립된 인간은 구성원끼리 갈등을 해결하는 민주주의를 연습할 기회를 잃는다. 건강도 망친다. 미국 UCLA 의학과 및 정신과 교수 스티브 콜에 따르면 외로운 사람의 혈액은 노르에피네프린 호르몬 수치가 유의미하게 높다. 이 호르몬은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기능을 꺼버린다.

외로움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저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 정치인과 기업가가 사회적·인종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는 다양한 공동체를 설계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강한 연대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 노리나 허츠는 영국의 경제학자다. 런던대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2014년부터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세계번영연구소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세계 20개국에서 출간된 ‘소리 없는 정복’ 등이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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