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명품 아니면 최저가 제품" 강남서 '아웃'되는 아웃도어

강남 백화점에서 아웃도어가 사라지고 있다. 의류의 유행이 변한 데다 코로나19 불황까지 겹치면서 패션·유통업계의 재편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명품과 SPA(패스트패션) 선호 현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가격 면에서 어정쩡한 브랜드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중간 가격대의 국내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역시 머지않아 백화점에서 철수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K2·네파 떠난 자리에 루이비통·발렌시아가

아웃도어 중에서 노스페이스만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노스페이스의 경우 기능성 등산복보다는 젊은 층을 위한 패션 브랜드에 가깝다”며 “올 초 명품 브랜드 구찌와의 콜라보(협업)뿐 아니라 레트로(복고)열풍 대열에 오르면서 여전히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패션의 내리막길은 사실 코로나19 훨씬 전인 2015년부터 시작됐다. 주요 소비자 대부분이 아웃도어 의류를 종류별로 2~3벌 이상씩 갖고 있어 추가 구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데다, 그동안 우후죽순 생겨난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사이의 차별성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네파는 최근 tvN 드라마 ‘지리산’ 제작 지원에 승부수를 던졌지만, 과도한 PPL(기업 간접광고) 논란과 예상에 못 미치는 시청률로 홍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2의 아웃도어’는 국내 여성 영캐주얼?

가장 큰 이유는 유행의 변화다. 2030세대 젊은 여성들이 블라우스와 스커트 대신 맨투맨과 청바지를, 하이힐 대신 운동화를 선호하면서 남녀 공용의 젠더리스(중성의 표현) 브랜드에서 쇼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운동하는 여성이 늘면서 요가복·골프복 등의 애슬레저룩(일상생활과 레저를 동시에 즐기는 패션)의 수요도 커졌다. 결과적으로 여성 영캐주얼 자체에 대한 수요는 떨어졌는데, 남은 수요조차 해외 SPA 브랜드, 온라인 패션 플랫폼 등과 경쟁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비싸거나 싸거나’ 중간은 없다

그 결과 국내 중저가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3월 미쏘·로엠 등 6개 여성복 브랜드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한때 영캐주얼 브랜드로 인기가 높았던 세정그룹 니(NII)도 매물로 나왔으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고급화 vs. 가성비 중 선택해야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펜데믹으로 패션 시장이 모조리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잘 될 브랜드’와 이제 시장에서 ‘사라질 브랜드’를 판가름하는 시기가 됐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맛집에는 늘 긴 줄이 늘어서는 것처럼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잘 버틴 브랜드는 소비가 회복되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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