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30부산엑스포'.. 대한민국의 도전
엘리베이터는 뉴욕 엑스포, 전화기는 필라델피아 엑스포, 에펠탑은 파리 엑스포, 비행기는 세인트루이스 엑스포. 모두 엑스포의 산물이다. 엑스포는 단순한 국제 행사를 넘어 인류의 과학적·문화적 성취를 선보이고 인류의 다음 행선지를 제시하는 혁신의 기폭제다. 경제 파급효과도 엄청나다. 흔히 가장 큰 월드 이벤트를 올림픽이나 월드컵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든 면에서 엑스포가 1등이다. 그런 엑스포를 지금 부산이 유치하려 하고 있다. 공식 명칭은 ‘2030부산세계박람회’다.
부산이 2030엑스포를 유치하면 우리나라 최초의 일이 된다. 대전과 전남 여수에서 엑스포가 열렸지만 모두 인정엑스포였다. 인정엑스포와 등록엑스포는 규모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또 인정엑스포와 달리 등록엑스포는 개최국이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비를 들여 국가관을 세운다. 한국도 이번에 약 500억원을 들여 두바이 엑스포의 한국관을 만들었다.
등록엑스포를 개최한 도시들은 하나같이 세계 질서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며 자국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파리는 엑스포를 여섯 번이나 개최하며 세계 문화 수도가 됐고, 상하이는 2010년 엑스포를 계기로 중국을 실질적인 주요 2개국(G2)으로 밀어 올렸다. 지난달 1일 엑스포를 개막한 두바이는 행사가 끝난 이후 제벨알리 일대를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이 입주하는 산업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중동 전체가 기대로 들썩인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의 경사다. 올림픽, 월드컵, 등록엑스포 등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를 여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된다. 디지털 대전환과 탄소중립 대전환을 이끄는 선진국으로 확실히 올라서는 계기가 된다. 부산세계박람회의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다. 우리는 인공지능, 차세대 모빌리티, 6G 통신,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하는 초연결 미래사회, 그린뉴딜과 포용사회를 주도하는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는 기회라는 점이다. 대한민국에서 수도권에 이어 또 하나의 발전축이 생기게 만드는 확실한 계기가 등록엑스포 개최다. 부산과 남부권이 국제허브지역으로 재탄생하고, 수도권 블랙홀 현상을 억제해 사람과 기업이 남부권에도 갈 수 있는 강력한 유인이 생긴다. 지금까지 국가균형발전이 중앙정부가 떡고물을 비수도권에 나눠주는 방식이어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면 등록엑스포 유치와 준비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넘어 남부권 전체가 혁신의 동력을 갖추고 새로운 국가 성장축을 만드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또 하나의 심장을 갖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 2030부산세계박람회가 어찌 부산만의 일이겠는가. 이미 국가사업으로 결정돼 정부와 정계, 경제계 등 온 나라가 부산세계박람회를 힘껏 지원하고 있다. 부산으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개최 도시 결정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내년 현장실사를 거쳐 2023년 상반기면 도시가 결정된다. 경쟁 도시도 만만치 않다. 모스크바(러시아) 로마(이탈리아) 오데사(우크라이나)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가 뛰어들었다. 부산까지 5파전이다. 당연히 투표권을 쥔 국제박람회기구(BIE) 170개 회원국을 상대로 치열한 홍보전이 펼쳐지고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이런 메가 이벤트 경쟁에서 우리는 국민의 일치단결된 힘으로 늘 큰 성과를 내왔다. 내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그 정권에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는 것이 이 등록엑스포 유치다. 그런 맥락에서 차기 정부의 국가 우선과제로 부산엑스포 유치가 선정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 부산은 ‘무조건 된다’는 일념으로 뜨겁게 하나가 되고 있다. 2030년 부산 북항에서 세계인과 더불어 인류의 미래를 만나길 학수고대한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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