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당 엽기폭행' 슬픈 반전..피해 초등생도 신고당했다

올해 경남 하동의 한 서당(예절기숙사)에서 벌어진 학생들 사이의 엽기적인 폭행과 고문 폭로 사건에 대반전이 벌어졌다. 폭로를 한 피해 학생이 가해자이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되면서다. ‘서당 엽기 폭행’ 사건은 당시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공론화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후 피해 학생으로부터 지난해 폭행과 성적 괴롭힘을 당한 서당 내 또 다른 학생들의 신고가 이어졌다고 한다.
떠들썩했던 ‘서당 엽기 폭행’ 사건의 반전

경찰 등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에 걸쳐 같은 생활관을 쓰는 원생 4명에게 폭행과 모욕을 일삼고 강제추행을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4월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에는 A양이 피해 학생들의 얼굴 위에 베개를 올려놓고 숨을 못 쉬게 하거나 어깨와 명치 등을 때린 혐의 등이 적시됐다. A양은 생활관 내에서 나이가 어린 원생에게 키스를 강요하고 가슴을 만지거나 꼬집는 등 아청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국민청원에서 가해자 향해 ‘엄벌’ 요구했지만…
그러나 지난해 가해자였던 A양은 올해 비슷한 사건의 피해자가 된다. 지난 3월 A양의 학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자신의 딸이 올해 초 서당에서 동급생과 선배로부터 각종 폭행과 성적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집단폭행과 엽기적인 고문과, 협박, 갈취, 성적고문 딸아이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학부모는 “딸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변기 물에 얼굴을 담그고 실신하기 직전까지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청소하는 솔로 이빨을 닦게 했다”며 “가슴 등을 꼬집는 등 성적인 고문으로도 딸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A양의 학부모는 “딸이 이렇게 당하는 당시에는 심각성을 모르고 ‘이렇게 지내야 하는구나. 나는 약한 애구나’라고 생각하며 지내왔다고 한다”며 “나서지 않으면 너무나 억울한 일이 벌어질까 두렵다”고 청원 글을 작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딸에게도 교육적으로 제대로 보여 주고 싶다”며 “가해자들과 서당에 강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 가해자 중 1명은 14세 미만으로 촉법소년이지만 모든 가해자가 엄벌을 받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피해 학생은 똑같은 고문 직접 행한 가해자”
해당 청원 글이 9만2000여명의 동의를 받고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건이 주목을 받자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남청은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을 투입해 지난 4월 서당 원장을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하고 A양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3명을 폭행과 공갈, 협박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과 법원 소년부에 송치했다.
그러나 A양이 폭로한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A양으로부터 피해를 본 학생들의 신고가 접수되면서 A양의 ‘피해 사건’과 ‘가해 사건’의 수사가 동시에 진행됐다. A양을 고소한 피해 학생 측은 “A양은 본인이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실과 똑같은 고문을 본인보다 더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직접 행한 가해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양의 가해자로 지목돼 소년부에 송치된 학생도 A양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7개월 수사 끝에 소년부 송치 결정

A양의 학부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경찰이 편파적인 수사를 해와 수사팀 교체도 요구했을 정도다”라며 “피해를 봤다는 아이들의 진술 외에는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강압적인 수사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혐의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송치 결정이 나와 당혹스럽고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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