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새로운 영웅들, 시작은 미약하나..

2021. 11. 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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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클릭] 이터널스
액션, 드라마, 판타지/ 클로이 자오 감독/ 12세 관람가/ 155분/ 11월 3일 개봉
2020년대 마블스튜디오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도 말할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쥔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한 덕에 더욱 관심을 모은 영화 ‘이터널스’다. 배우 마동석이 출연하고 BTS 정규 4집 수록곡 ‘친구’가 OST로 수록된다고 알려져 기대감이 더욱 커진, 바로 그 작품이다.

‘이터널스’는 동명의 히어로 집단을 의미한다. 원작 코믹스에서는 지구의 원주 종족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외계인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셀레스티얼’이라는, 은하의 여명부터 존재했던 신적인 종족으로부터 ‘데비안츠’라는 악의 무리를 멸하라는 지시를 받고 지구로 와 고대 문명을 이끌었다. 이때가 바로 기원전 5000년 전이다. 10명의 이터널스는 데비안츠를 멸종시키지만, 이후로는 인류사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지켜봐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아무리 많은 학살과 전쟁, 비극이 벌어져도 그들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수 세기 동안 잠잠했던 데비안츠가 갑자기 다시 나타나자 이터널스는 즉시 회동을 재개하기로 한다. 갑작스러운 지각 변동과 데비안츠의 활동에 10명의 이터널스는 다시 힘을 모으기로 하지만, 7000년에 이른 세월 동안 그들은 서로 다른 생각과 엇갈린 선택으로 너무나 깊은 갈등의 골을 파놓은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데비안츠보다 월등히 위험한 셀레스티얼의 비밀이 밝혀진다.

인피니티워 이후의 마블 스토리를 뜻하는 ‘페이즈 4’에서 이터널스가 가장 중요한 영화가 될 것이라는 추측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셀레스티얼’은 원작 이상으로 중요한 존재들로 그려졌다. 이들은 행성에 셀레스티얼의 씨앗을 보내며, 그 씨앗이 자라면 행성의 지적 생명체를 먹이로 삼아 각성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행성은 사라지지만, 새로운 셀레스티얼의 탄생은 무수히 많은 생명과 빛, 은하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우주의 질서, 그 자체인 존재들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설정을 그저 배우의 입을 통해 설명하는 데 급급했을 뿐, 지금까지 마블 시리즈와의 부조화를 관객에게 설득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떠오르는 이런저런 단순한 질문에도 영화는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구성과 전개, 인물의 표현 면에서는 마블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살짝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열 명이나 되는 이터널스 구성원 한 명 한 명에 서사를 부여하고 그들의 사연을 조명하다 보니 전개가 다소 지루해진다. 눈에서 광선을 뿜어내는 ‘이카리스(리차드 매든 분)’, 창과 방패를 사용하는 여전사 ‘테나(안젤리나 졸리 분)’,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는 ‘마카리(로런 리들로프 분)’ 등의 캐릭터는 이제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나,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가 내면에 지니고 있던 진지한 고민과 갈등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마블 유니버스의 새로운 이야기가 막 시작됐지만 팬들을 만족시킬지는 살짝 의문이다.

[라이너 유튜버 유튜브 채널 ‘라이너의 컬쳐쇼크’ 운영]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3호 (2021.11.10~2021.11.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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