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과의 대화, 자화자찬보다 성찰의 시간 되길

2021. 11. 11.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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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1일 국민과의 대화를 연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2년 전 열린 첫 번째 국민과의 대화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당시 국민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참석자들의 날카로운 비판, 대통령의 솔직한 답변과 해법을 기대했다.

하지만 첫 번째 국민과의 대화는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발언과 감상적 질문, 대통령의 원론적 답변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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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1일 국민과의 대화를 연다고 한다. 국민 300여명이 참여하는 타운홀 미팅 형식이다. 대선 4개월, 임기 6개월을 앞둔 시점에 열리는 사실상 마지막 대국민 소통 자리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내 언론과의 소통, 야당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가 이런 비판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그런데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국민과의 대화가 국정 현안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자리가 되는 대신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자랑하는 자화자찬의 자리가 될 것 같아서다. 청와대는 국민과의 대화 주제를 ‘코로나 위기 극복 관련 방역·민생경제’로 정했다. K방역을 강조하고 코로나19 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주제 선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정부가 확장 재정을 통해 경제회복을 이끌었고 K방역이 국제 표준이 됐다고 자랑했다. 국민의 인식과는 동떨어진 상황 판단이다. 국민이 느끼는 최대의 민생현안은 부동산값 폭등으로 인한 주거난과 코로나19로 더욱 심각해진 양극화다. 코로나19와 정부의 방역지침으로 죽어가는 자영업자,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 직장에서 밀려나는 30·40대,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경제 등이 그것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2년 전 열린 첫 번째 국민과의 대화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당시 국민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참석자들의 날카로운 비판, 대통령의 솔직한 답변과 해법을 기대했다. 하지만 첫 번째 국민과의 대화는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발언과 감상적 질문, 대통령의 원론적 답변으로 채워졌다. 청와대는 아무런 사전 각본 없는 생방송 타운홀 미팅 형식을 강조했으나, ‘아무런 내용이 없었다’는 박한 평가를 받았다. 타운홀 미팅이 아니라 ‘팬클럽 미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국민이 임기 6개월 남은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청와대는 고민해야 한다. 국정을 이끌었던 대통령의 솔직한 생각,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에 대한 소회와 반성,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약속이다. K방역 자랑이 아니다. 코로나19에 대처한 문재인정부의 노력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 그러나 칭찬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다. 스스로 하는 칭찬은 민망하다. 더욱이 코로나 위기는 아직 극복되지 않았고, 정부의 대선 중립 의지는 의심받는 상황이다. 보여주기용 행사가 아니라 대통령의 무거운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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