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꼬붕""안철수와 작당"..김종인에 찍힌 尹 파리떼 누구

현일훈 2021. 11. 1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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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김종인 전 위원장과 악연이 있으면 같이 일하는 데 껄끄럽지 않겠나.”

국민의힘 선대위 인선 작업에 대해 잘 아는 한 인사가 1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한 말이다. 기존 ‘국민캠프’에서 ‘모든 국민의 캠프’ 컨셉으로 확대 개편하려는 윤석열 후보와 “몇몇 인사는 빼야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겠다”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 신경전을 언급하며 한 말이었다.

그러면서 더한 말이 윤 후보가 “중앙선대위 스피커 역할을 할 ‘이양수 수석대변인, 김병민 대변인’ 등 인선안을 11일 발표할 것”이란 거였다. 두 사람은 김종인 비대위 시절 각각 경선준비위원과 비대위원으로 일한 인연이 있다. 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도 김 전 위원장 시절 복당했다.

10일 오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역을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에 막혀 묘역 근처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기자단.


뇌관은 김 전 위원장이 말한 “윤 후보를 둘러싼 파리떼”가 누구냐다. 김 전 위원장이 이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있어 설만 무성한 가운데, 당내에선 그의 과거 인터뷰 기사가 다시 돌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호영 의원을 두고 “뒤에서 안철수 대표와 서울시장 후보직을 작당했다”고 했고, 장제원 의원에겐 “홍준표 꼬붕(부하)이다. 상대도 안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경선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한 주 의원은 4·7 재보선 승리 직후 김 전 위원장에게 “다시 모시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김 전 위원장이 몹시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한때 캠프 총괄실장을 했던 장제원 의원도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 등을 놓고, 김 전 위원장에게 “노욕에 찬 기술자 정치” 라며 날을 세운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 측은 “대선 선대위 구성 같은 중대한 문제를 놓고 사사로운 감정을 개입할 김 전 위원장이 아니다”고 전했다.

일단 양측은 “원활히 소통하고 있다”지만 툭툭 던지는 견제구가 예사롭지 않다. 권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김 전 위원장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면서도 “당 선대위 인선은 윤석열 후보가 결정할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합의가 있어야 하냐”는 질문에는 “합의라는 표현은 그렇고 기본적으로 후보가 제일 중심이다. 아마 긴밀한 협의는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견이 있을 경우 최종 결정은 윤 후보가 한다는 뜻이다. 권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거론한 ‘임태희 총괄선대본부장-윤희숙·금태섭 공동선대위원장 카드’에 대해선 “어떤 역할을 할지 정해진 건 없지만 좋은 카드”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1.10 국회사진기자단


언론 접촉을 자제하는 중인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한 대담에서 윤 후보의 일부 측근을 ‘자리 사냥꾼’이라고 저격했다. 차기 지방선거 공천 등을 노리고 캠프에 합류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윤석열 캠프 내 구세력이 본격적으로 견제를 시작했다. 이준석을 내치고 김종인을 막아 자기들 맘대로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윤 후보 측은 통화에서 “큰 틀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구상하는 것과 생각의 줄기가 같다”며 “오히려 이준석 대표와의 접점 찾기가 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선대위 인선과 관련해 권영세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추경호 의원을 선대위 요직에 쓰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원한 윤 후보 측 인사는 “지난 8일 비공개 최고위 때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민주당은 선대위 다 꾸렸는데 우리도 빨리 꾸리자’고 채근하듯 말했다”며 “이미 인사를 포함한 계획이 짜여 있다는 식으로 들려 놀랐다”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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