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으로 다시 붙는 콜택시 대전..카카오vs우티vs타다 '리턴 매치'

노승욱 2021. 11. 10. 21: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콜택시 시장에 새판 짜기가 한창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압도적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토스가 타다를 인수하고 SK텔레콤의 티맵택시와 우버가 합작회사 우티(UT)를 출범하며 진영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과연 우티와 타다가 카카오T의 독주를 멈추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콜택시 시장에 새판 짜기가 한창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택시 회사에 카카오택시가 주차돼 있는 모습
SK텔레콤의 티맵택시와 우버가 합작한 우티(UT) 출범 기자간담회 장면. <이승환 기자, 우티 제공>
▶카카오 천하 콜택시 시장 바뀔까

▷점유율 80%…아성에 4사 재도전

현재 콜택시 시장은 ‘카카오 천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T의 누적 가입자 수는 2800만여명, 카카오T 누적 등록 기사 수는 25만여명,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는 2만6000여대에 이른다. 시장점유율 80%가 넘는 지배적 사업자다.

그간 카카오 아성에 대항했던 곳은 타다, 티맵택시, 우버였다. 그러나 해외처럼 택시 면허 없이 사업한 우버가 국내에서 ‘불법’ 판정 철퇴를 맞고, 쏘카의 타다는 타다금지법(차량 대여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 예외 규정을 엄격히 해 타다의 시장 진출을 막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의해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티맵택시는 월 이용자 수 150만명 안팎으로 업계 2위를 달렸지만 트래픽 확대를 위해 호출비 무료 정책을 고수하다 보니 수익 모델이 없어 만년 적자에 시달렸다.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 3사는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쏘카는 최근 핀테크 업계 강자로 떠오른 토스에 타다 지분 60%를 넘기며 사실상 ‘토스-쏘카’ 연합군을 형성했다. 토스가 운영하는 타다의 누적 가입자는 지난 7월 기준 200만명 이상, 운영 차량은 1700여대다(타다 라이트, 타다 플러스 포함). SK텔레콤 또한 우버와 티맵택시가 합작, 앞 글자를 따서 ‘우티’를 출범했다. 3사가 카카오T에 대항하기 위해 각개 전투에서 동맹을 맺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2100만명)와 쏘카-타다(900만명) 가입자는 3000만명 수준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양측 모두 공동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부분이 주요 포인트 중 하나다. 핀테크와 모빌리티 결합을 통해 결제 서비스를 비롯,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우티는 “우버가 전 세계 1만여개 이상의 도시에서 실제 운행을 통해 증명된 기술과 티맵의 내비게이션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티맵 내비게이션 기술을 통해 보다 정교한 출발지와 도착지 설정이 가능하다. UT 가맹택시를 내년까지 2만대 이상 추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티·타다의 무기는

▷사전 확정 요금제·타다 넥스트로 ‘승부’

몸집만 키운 것이 아니다. 기존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우티는 새로운 요금 시스템인 ‘사전 확정 요금제’를 도입했다. 승객이 입력한 목적지를 바탕으로 앱상에서 미리 요금을 고지하고, 사전에 이용 요금을 확정하는 것이 골자다. ‘예상 요금’만 제공하는 카카오택시보다 더 정확한 요금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무엇보다 택시 기사가 잘못된 길을 택해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불상사를 막아준다. 택시 합승 서비스인 ‘UT 풀’, 탄력요금제를 적용한 ‘우티 플래시’ 등도 무기로 내세운다. 탄력요금제는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더 높은 요금을 책정해 빠른 배차를 유도하고, 반대로 이동 수요가 적을 때 요금을 낮춰 승객을 유인하는 제도다. 김기년 우티 운영총괄은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택시 기사 수익도 극대화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UT와 우버 앱을 통합 연동해 고객이 국내와 해외 어디서든 UT와 우버를 기존 앱으로 그대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우티만의 자랑이다. 내년에는 대형 세단으로 운영되는 ‘UT 블랙’을 내놓을 방침이다.

타다는 올해 12월 초 대형 차량 기반 호출 중개 서비스 ‘타다 넥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사 배정 렌터카 형식으로 불법 철퇴를 맞은 기존 ‘타다 베이직’의 약점을 보완, 택시 면허를 가진 기사가 직접 운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대자동차 ‘스타리아’ 등 7인승 이상 대형 차량으로 운영하는 점은 기존 타다 베이직과 비슷하다. 이를 위해 타다는 5년 무사고 경력의 개인 택시 사업자에게 최대 4100만원 지급 조건을 내걸고 기사 모집에 나섰다.

카카오T도 반격에 나섰다. 택시, 자전거, 시외버스, 기차 등 중·단거리에서 광역교통에 이르는 이동은 물론, 내비게이션, 대리운전, 주차, 내 차 관리 서비스까지 다양한 이동 상황에 필요한 서비스를 끊김 없이 제공하는 ‘마스(MaaS·서비스형 모빌리티)’ 앱임을 내세운다.

무엇보다 그동안 확보한 다양한 이동 맥락의 모빌리티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택시의 경우, 빅데이터와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수요와 공급 매칭의 정확도와 속도, 운행 완료 건수를 지속해서 향상해나가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 서비스의 차량의 호출-배차-승차-이동-하차-결제에 이르는 전 프로세스에서 자율주행 환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카카오T의 배차 최적화 기술, 이용자 GPS 정보와 목적지까지의 카카오내비 경로 데이터를 통해 승하차 지점을 정교하게 제안할 수 있는 맵매칭 기술, 실내에서도 정확한 위치 측정이 가능한 LTE 기반 실내 측위 기술(FIN) 등은 자율주행 환경에서도 경쟁력 있는 인프라가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동에 따른 불편함을 줄여나가고, 이동하지 않아도 목적을 달성하는 방안을 찾아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카카오T 관계자 설명이다.

▶관전 포인트는

▷우티 요금 재산정·합승, 과연 잘 될까

과연 우티와 타다는 카카오T의 아성을 깰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적잖다.

먼저 우티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대거 도입하는 만큼 법적, 문화적 허들을 넘어야 한다.

일단 사전 확정 요금제는 관계 기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우티는 사전 확정 요금제도 교통사고, 도로 공사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요금이 재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상 상황 발생 시 과연 기사와 승객이 납득할 만한 요금으로 재산정될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택시 합승 서비스는 승객 거부감을 해소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지난 6월 국회에서 심야 시간에 사전 예약 한정으로 합승을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는 했지만 일면식도 없는 타인과의 합승을 선호할지, 범죄 우려는 없는지도 관건이다. 가맹택시를 연내 1만대, 내년 2만대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또한 미지수다.

타다는 대형 차량 1000대가량을 운행하기 위해 기사 모집부터 완료해야 한다. 경쟁사 대비 이용자 수 격차를 좁히는 것도 시급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T 월 이용자 수는 지난 8월 기준 1016만명에 달한다. 반면 우티는 86만명, 타다는 9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T가 시장을 독점하는 것보다는 경쟁이 활성화되는 것이 긍정적이기는 하다. 다만 여전히 카카오T와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가맹택시와 기사를 확보하고 승객도 늘려야 돼 갈 길이 멀다. 카카오톡 같은 강력한 플랫폼을 갖지 못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3호 (2021.11.10~2021.11.16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