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하겠다"던 최연소 노벨평화상 말랄라 "저 결혼했어요"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출신 여성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24)가 영국 버밍엄의 자택에서 결혼했다. 유사프자이는 10대 때부터 파키스탄 탈레반(TTP)에 맞서 여성 교육권을 주장하다가 총격을 당했던 인물이다.
9일(현지시간) 유사프자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늘은 내 인생에서 소중한 날”이라며 결혼 소식을 전했다. 그는 “나와 아세르는 평생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결혼했다”며 “우리는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 걷게 돼 기쁘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적었다.
예식은 영국 버밍엄의 자택에서 이슬람 결혼 예식인 ‘니카(nikkah)’로 조촐하게 치렀다고 했다. 니카 예식은 신랑·신부가 결혼에 동의하는 것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니카 후 추가 예식을 치른다.
유사프자이는 신랑에 대해 ‘아세르’라고만 밝혔다. 아세르의 신상이나, 두 사람이 언제부터 인연을 맺었는지는 등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 다만 CNN 등 외신은 그가 지난해 파키스탄 크리켓 위원회 운영 관리자로 임명된 아세르 말리크라고 전했다. 아세르는 지난 7월 자신의 트위터에 “유사프자이의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1997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유사프자이는 10대 때부터 탈레반의 여성 교육 금지에 저항했다. 탈레반이 이슬람 성전을 악의적으로 해석했다고 비판하며 여성 인권 운동을 펼쳤다.
탈레반의 위협이 있었지만 꿋꿋하게 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2012년 15세 때 하교 중 머리와 목 등에 총을 맞았다. 영국 버밍엄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진 그는 이후 영국에서 여성과 어린이 인권 운동을 이어갔다.
유사프자이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17세 나이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연소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철학·경제학을 공부하고 2020년 6월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여성과 아동 인권 및 교육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여성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기금 ‘말랄라 펀드’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아 교육에 200만 달러(약 24억 원)를 투자했다. 또 콘텐트 제작 회사 ‘엑스트라커리큘라’를 설립해 애플TV+와 다큐멘터리 및 애니메이션 제작 등을 계약했다.
지난 6월에는 세계적인 패션잡지 ‘보그(Vogue)’의 표지를 장식했다. 당시 인터뷰에서는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고, 그냥 일만 할 생각”이라며 결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왜 결혼을 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냥 동거만 할 수는 없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유사프자이의 아버지도 지난 2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적령기 넘은 딸에 대해 “유사프자이는 매우 독립적”이라며 “나는 딸을 믿는다. 더는 결혼 압박을 하지 않을 것이며, 신랑 선택권도 딸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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