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불어온 '찬바람'.. 봄날은 갔나 [3분 국내주식]
국내 증권시장에서 ‘공모주의 봄날이 갔다’는 말이 들려온다. 투자 심리 악화로 기업공개(IPO) 시장을 떠받쳤던 유동성이 둔화된 결과다. 공모 희망가 범위(밴드) 하단에 못 미치는 사례가 나왔고, 일부 공모주는 IPO 일정을 철회하기도 했다.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시초가 수익률은 실제로 지난 4월 94.4%를 기록한 이후 30~5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에는 37.8%까지 떨어졌다. 공모주 수익성은 수요예측 흥행과 연동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선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에 막 데뷔한 지니너스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상장 첫날인 지난 8일 시초가(1만8000원)보다 25.56% 내린 1만3400원에 거래를 마친 뒤 9일에도 4.48%(600원) 하락한 1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밀의료 유전체 진단 기업 지니너스는 지난달 21~22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희망 밴드(2만4700~3만2200원) 최하단을 약 19% 밑돈 2만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당시 수요예측 경쟁률은 66대 1수준에 불과했다. 지니너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는 현재 36%의 손실을 본 셈이다. 지난달 27~28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청약에선 경쟁률 162.5대 1을 기록, 증거금 약 8125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비슷한 시기에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조미료 개발사 에스앤디와 건강기능식품 제조사 프롬바이오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각각 공모가 대비 30.82%, 31.66%씩 하락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새내기 공모주를 향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공모가 희망 밴드보다 낮은 가격에 결정된 사례는 단 3건이다. 에스앤디, 프롬바이오, 케이카가 바로 그것이다. 에스앤디와 프롬바이오와 달리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이날 ‘공모주의 저주’(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를 떨쳐내는 데 성공했다. 전날보다 2650원(11.83%) 오른 2만5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케이카는 지난달 1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 공모가(2만5000원)를 밑돌았다.
이날 증권가에서 나온 ‘매수’ 의견 기업분석보고서가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한 미국 중고차 시장의 호황을 언급하며 국내 업계도 호황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카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6.3%, 36.1%씩 오른 4900억원, 194억원을 가리켰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고차 시세가 단기간에 급등하며 매입원가가 올라가고 있다. 중고차의 온라인 판매가 대세라는 점과 국내 1등 업체의 판매 저력이 돋보였던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엔켐은 상장에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밴드 최상단(3만5000원)을 20%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당시 기관투자자 경쟁률은 1647대 1이었으며 일반 청약에서도 증거금을 16조원 넘게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날 5%대 오름세는 중국 자회사인 엔켐 유한공사 지분 취득 관련 공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앤켐은 전날 장을 마감한 뒤 “중국 자회사인 엔켐 유한공사 지분 592억6000만원 규모를 취득 결정했다. 취득 후 지분비율은 100%이며 2026년까지 약 5년간 분할 출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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