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머스크..세상 흔드는 무정부주의자

오병상 2021. 11. 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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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AP=연합뉴스

트윗으로 조세저항하는 머스크


SF에 빠진 방종한 자본주의?

1. 전기차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도발적 행동이 또 화제입니다.
머스크는 지난 6일 트위터에 ‘테슬라 주식 10%를 팔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루만에 351만9252명이 참여, 57.9%가 찬성했습니다. 머스크는 ‘투표결과에 따르겠다 ’고 약속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17%를 보유중입니다.

2. 머스크의 이런 돌출은 매우 정치적입니다. 미국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억만장자세’에 대한 조롱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억만장자들은 급여를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습니다. 대신 막대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이를 팔지 않는한, 보유만으로 과세대상이 안됩니다. 억만장자세는 보유 주식에 20%의 세금을 매기자는 겁니다.

3. 머스크는 세계최고 부자입니다. 억만장자세가 도입되면 첫 5년간 59조의 세금을 내야합니다.
머스크는 ‘그들(민주당)은 돈을 다써버리고 당신에게 찾아올 것’이라는 트윗을 날리면서 조세저항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다 ‘재산이 모두 주식이라 세금 내려면 주식 팔 수밖에 없다’며 트윗투표에 붙인 겁니다.

4. 머스크의 조세저항은 두 가지로 설명됩니다.
첫째, 그의 무정부주의적 정치 성향에 따른 것입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불신과 부정입니다.
머스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외할아버지 하델만입니다. 하델만은 1930년대 캐나다에서 기세를 올렸던 ‘테크노크라시(Technocracy)운동’지도자였습니다. 기존의 정부와 정치인을 불신하면서 ‘과학기술전문가(Technocrat)’들이 세상을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5. 둘째, 머스크는 ‘화성개발’에 쓸 돈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머스크의 최종꿈은 지구멸망 이후 지구인들이 옮겨갈 식민지 행성을 개발하는 겁니다. 그래서 돈을 벌자마자‘스페이스X’라는 우주선회사를 만든 겁니다. 전기차 테슬라도 이런 꿈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화성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를 꿈꾸었고, 화성개발에 들어갈 막대한 비용을 벌기위한 취지도 있습니다.

6. 이런 머스크의 꿈은‘머스키즘(Muskism)’이라 불립니다. 마치 무슨 철학이나 사상처럼..

머스키즘에 대해 하버드대 질 르포르 교수는 8일자 NYT 기고문에서 ‘SF(공상과학)소설을 잘못 읽은데서 출발한..방종한 자본주의 형태’라고 꼬집었습니다. SF소설의 문명비판적 맥락은 읽지 못하고, 비현실적인 설정(우주전쟁 식민행성)에 매몰돼 판단력을 잃었다는 지적입니다.

7. 머스크의 화성개발이 좀 황당하긴 합니다.
하지만 머스크의 그런 꿈, 이를 이루기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집요한 추진력과 번득이는 아이디어, 그리고 실제로 그가 이룬 거대한 부 등등에 전세계 팔로워들이 흥분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북미대륙에 테크노크라시가 유행했던 건..대공황 혼란기였기 때문입니다. 21세기 자본주의도 불안해 보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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