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실적 기대주..현대차보다 기아, 사고 친 KT는 '반전 매력'

명순영 2021. 11. 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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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를 이익의 함수라고 한다. 그런데 실적이 좋은데도 주가가 딱히 오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3분기 역대 최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6만전자’를 면치 못한 게 그 사례다. 이런 경우 한 가지 키워드를 덧붙여야 한다. 바로 ‘미래’다. 앞으로 이익이 좋아진다는 기대감이 없다면 주가도 오르기 힘들다. 이런 관점에서 향후 실적은 주가를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매경이코노미는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로부터 4분기와 2022년 호실적이 예상되는 종목을 추려봤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4분기와 연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증가하는 동시에 내년 순이익이 올해보다 5% 이상 늘어나는 종목이 15곳이다.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는 초대형주는 삼성전자, 삼성SDI, 기아, SK텔레콤, 삼성전기 등이다. KT, 현대글로비스, 일진머티리얼즈 등도 이름을 올렸다. 현대백화점, 코웨이, 영원무역 등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수혜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예정된 회복의 길

▷현대차보다 기아에 기대감

완성차 업체에 지난 3분기는 조마조마한 시기였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 때문이다. 구매자는 넘쳐나는데 정작 차량을 만들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좋은 실적을 낸 곳이 기아다. 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에도 불구하고 쏘렌토, 카니발, 셀토스 등 고수익 차종 판매에 힘입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신차 판매 효과와 함께 큰 폭의 인센티브 축소,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 등이 비결이었다. 미래는 더 밝다. 리서치센터 의견을 종합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분기 영업이익 예상 증가율은 35%다. 2022년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10% 이상 늘어날 듯 보인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대기 수요가 높은 만큼 공급 회복 때 판매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며 “신차 효과도 탄탄하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품귀 현상이 끝나면 회복은 ‘예정된 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글로벌 재고는 약 1개월 수준에 불과하다. 생산이 안정화되고 스포티지와 EV6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할 2022년에는 안정적인 판매 성장세가 예측된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도 매출 18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대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경신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 출시된 전략 전기차 EV6가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만큼 경쟁사 대비 주가가 낮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기아의 11월 3일 기준 주가는 8만5000원이다. 목표주가는 13만원대가 주류다.

일진머티리얼즈도 내년 실적 ‘대박’이 점쳐지는 종목이다. 이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와 정보기술 제품에 사용되는 구리 박막을 제조한다. 대표적인 2차 전지 관련주로 올해 내내 뜨거웠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우량주로 구성된 코스피200 구성 종목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4분기 196%의 순이익 상승세(전년 동기 대비)가 예상되는 실적주다. 아울러 내년에도 올해 대비 43% 순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사고 친 KT, 실적은 안심?

▷400억원대 보상금 문제없어

지난 10월 25일 89분간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를 일으킨 KT도 ‘반전’을 기대해볼 법하다. KT는 대신, 메리츠, 하나금투의 추천 종목이다. KT는 장애가 발생한 날 이후 주가는 4% 가까이 빠졌다. 그러다 보상안을 발표한 11월 1일 이후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KT가 예상하는 보상 총액은 400억원가량이다. 3년 전 아현지사 화재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 우려와 연간 영업이익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다. 다만 보상 규모를 놓고 여전히 개인·소상공인 반발이 크다는 리스크는 남아 있다.

4분기와 내년 실적은 상승 곡선을 탈 듯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터라, 올해 4분기는 기저효과에 따른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 내년에도 올해 대비 10%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율이 기대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약정 때문에 당장 해지가 어렵고 결합 상품이 많아 현재 유통 환경이 시장점유율 하락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네트워크 장애 사태가 일시적인 매출 감소 외 펀더멘털에 미칠 변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익 성장폭과 기대 배당수익률로 보면 KT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만큼, 오히려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4만5000원으로 현재 주가(3만500원, 11월 3일 기준) 대비 50% 높다.

▶위드 코로나 등에 업고

▷현대백화점·코웨이 기대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하며 유통주도 탄력 받는다. 대표적인 기대주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 이미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973억원, 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40% 뛰었다. 내년 순이익도 올해 대비 30%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백화점은 주요 유통 기업 중 유일하게 2022년 실적이 상향 조정됐다. 면세 시장 내 점유율 확대와 백화점 신규점 오픈 효과가 주가에 반영되리라는 전망에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부문 밸류에이션(가치) 상승은 어렵더라도 면세점이 현대백화점 주가를 끌어올릴 것 같다”며 “지난해 9% 수준이던 면세 점유율은 올해 14~15% 수준까지 높아지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경가전 전문 기업 코웨이도 기대해볼 만하다. 국내외 환경가전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말레이시아에서의 ‘위드 코로나’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한다. 코웨이의 국내 렌털 부문 계정 수는 1년 전보다 2% 늘어난 644만개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법인 회복도 주가 상승을 이끌 요인이다.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 7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코웨이 전체 영업이익 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6월부터 말레이시아가 봉쇄 정책(락다운)을 시행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8월 중순 이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영업 환경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9만6000원으로 올렸다. 11월 3일 기준 주가는 7만7400원이다.

마지막 질문. 450만명 소액주주의 응원을 받는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는 어떨까. 실적만 놓고 본다면 대박도 쪽박도 아니다. 일단 올해보다 내년이 좋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5%대다. 4분기로 따지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 증가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증권가 ‘기대치’를 넘는 실적을 보인다면 ‘십만전자’를 향해 순항할지도 모른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며 D램 가격이 하락하는 게 불안 징후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부품 수급,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으로 내년 메모리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다만 과거에 비해 메모리 사이클의 주기나 변동폭이 줄었고, 재고도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명순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3호 (2021.11.10~2021.11.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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