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에 부서진 이라크 총리 관저..바이든 "가해자 책임지게 될 것"[영상]

임선영 2021. 11. 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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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무스타파 알 카디미 총리(54)를 겨냥한 무인기(드론) 암살 시도로 이라크의 정국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폭발물을 실은 드론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그린존에 있는 카디미 총리의 관저를 공격한 건 지난 7일(현지시간) 새벽. 카디미 총리는 무사히 탈출했으나 최소 7명의 경호원이 부상을 입었다.

7일 드론 공격을 받고 부서진 무스타파 알 카디미 이라크 총리 관저. [로이터=연합뉴스]

8일 로이터통신, CNN 등은 드론 공격에 부서진 카디미 총리의 관저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곳곳에 건물 파편이 널려있고, 난간과 계단은 부서졌으며 출입문은 떨어져 나갔다. 주차된 차량의 뒷면에도 구멍이 뚫려있는 모습이다. 카디미 총리의 관저가 있는 그린존은 정부기관과 외국 대사관이 밀집해 이라크 내에서 경비가 가장 삼엄한 곳이지만 드론 공격에 관저는 아수라장이 됐다.

BBC는 드론 2대는 격추됐으나 나머지 1대가 관저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또 CNN은 이라크 정부측 발표를 인용해 이들 드론은 바그다드 북동쪽 12㎞ 지점에서 발사됐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격을 규탄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7일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 공격의 가해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이라크의 민주적 이행을 약화시키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공격에 대한 이라크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라고 안보팀에 지시했다"며 "미국은 이라크의 국민, 정부와 확고하게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라크 정부의 심장부를 겨냥한 이 명백한 테러 행위를 강하게 규탄한다"면서 "이라크 보안군과 긴밀히 연락하며 이번 공격을 조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드론 공격을 받은 카디미 총리 관저에 주차된 차량에 구멍이 뚫렸다.[로이터=연합뉴스]
카디미 총리 관저 인근에 떨어진 폭발물이 포착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7일 카디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통화에서 "영국은 이라크 국민들 편에 있으며 이라크의 장기적 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정부를 구성하려는 카디미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라크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모든 폭력과 시도들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이라크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썼다.

카디미 총리가 공격을 받은 이후 방송에 나와 자신이 무사하다고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총리 관저가 공격당한 후 바그다드에 배치된 군대.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직까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무장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공격은 지난달 10일 이라크 총선 후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 민병대와 연계된 파타동맹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파타동맹은 선거 참패 후 그린존 근처에서 시위를 벌여왔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1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파타동맹은 지난달 총선에서 이전 48석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4석만 얻었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공격이 부정선거 논란과 연관된 게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을 적대시하는 파타동맹은 카디미 총리가 미국과 가깝다는 이유로 그가 지난해 5월 집권한 후부터 줄곧 비판해왔다.

다만 NY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번 공격은 암살 시도라기 보다 카디미 총리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레나드 만수르는 NYT에 "'우리가 여기 있다'고 경고하기 위한 공격일 수 있다"며 "하지만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총리로서 더 많은 인기와 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경고는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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