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N잡러'의 삶

2021. 11. 8. 04: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쩌다 'N잡러'의 삶을 살고 있다.

소득을 더 얻기 위해 일을 더 하던 투잡 개념을 넘어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 전업할 수 있도록 본업 외에 부업과 취미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N잡러라고 부른다.

그때 받았던 그 수모가 오늘 이 사람을 위한 일이었던 듯이.

진득하게 하나만 하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긴 해도 N잡은 언제일지 모를 나의 때를 기다리며 지금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꽤 안전한 방법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소정 패션마케터


어쩌다 ‘N잡러’의 삶을 살고 있다. 소득을 더 얻기 위해 일을 더 하던 투잡 개념을 넘어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 전업할 수 있도록 본업 외에 부업과 취미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N잡러라고 부른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일에 관심이 가는 사람에게 N잡은 어쩌면 필연적인 생활이다. 관심사와 꿈을 놓지 않으면서 생계는 이어가야 하니 본업을 다소 어정쩡하게 영위하며 계속 밖을 기웃댄다.

요즘 본업보다 프리랜서 일이 더 많아졌는데 바쁘면서도 나에게 찾아오는 일을 마다하기 어렵다. 벌이가 되기도 하지만 지금 거절하면 앞으로 올 기회를 차단하게 될까 두려워서다. 며칠 전 ‘바퀴달린집3’ TV 프로그램에서 성동일씨가 스치듯 한 얘기에 귀가 쫑긋해졌다. 형님 정도 되면 일을 골라서 하시느냐는 후배의 질문에 오는 일은 “절대 다 안 놓치려 한다. 현장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오는 일을 다 하다 보면 어떤 때는 일에 치여 모두에게 욕을 먹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거절 못하는 약한 심성만 탓했는데 나도 그 일이 좋아서 그랬나보다 싶다.

이어 배우 김광규씨는 택시 사납금 내듯 하는 일보다 더 설레는 일이 생기면 그쪽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하는 모두가 같은 심정이리라. 설레는 일이 찾아왔을 때 내 역량 밖의 일인 걸 알면서 덥석 맡은 적이 몇 번 있다. 부족한 능력으로 무시를 당할 때는 이 일을 왜 욕심내었던가 자책도 했지만, 덕분에 한 뼘 성장했고 한참 후 그 일이 다른 사람에게 크게 쓰이는 일도 경험하고 있다. 그때 받았던 그 수모가 오늘 이 사람을 위한 일이었던 듯이.

이리저리 기웃대고 헤매던 인생도 결국 다른 일이나 다른 사람에게 보탬이 되는 훈훈한 결말들을 보며 N잡러를 다시 정의하게 된다. 진득하게 하나만 하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긴 해도 N잡은 언제일지 모를 나의 때를 기다리며 지금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꽤 안전한 방법이다.

윤소정 패션마케터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