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유학' 간 도시아이들 폐교위기 분교 살렸다

조원일 2021. 11. 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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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했던 산골학교 상북초등학교 소호분교에 대도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유학센터가 산촌 농가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숙식과 교육 등 생활 전반을 지원하면서 전학 온 대도시 학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농촌생활을 위해 대도시에서 이사온 가정의 학생 수도 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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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상북초 소호분교 학생들이 숲학교 시간을 이용해 운동장을 가득 채운 느티나무 아래 뛰놀고 있다. 사진=소호산촌유학센터제공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했던 산골학교 상북초등학교 소호분교에 대도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학업과 병행해 농촌생활 체험을 하려는 대도시 학생들이 잇따라 유학을 오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소호마을은 해발 550m 고헌산 중턱에 자리한다. 울산 도심에서 차로 1시간 넘게 산길을 따라 내달려야 겨우 도착할 수 있다. 마을주민은 400여명. 도심과 이 마을을 잇는 대중교통편은 하루 4편의 버스가 전부인 말 그대로 외딴 마을이다.

7일 울산시 교육청에 따르면 마을 인구수가 줄면서 덩달아 학생수도 감소하더니 2005년에는 15명이던 전교생 수가 2009년에는 10명으로까지 줄었다.

이 학교도 2009년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10명이 넘지 않아 다른 시골 학교처럼 폐교될 처지였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소호산촌유학센터가 만들어 지고 지역 주민들의 힘 덕분에 변화가 일어났다. 소호분교 학생 수는 센터가 조성된 이듬해부터 점차 늘기 시작했다. 학생수는 2011년 19명, 2012년 26명, 2013년 31명, 2014년 40명, 2015년 40명 등 매해 꾸준히 늘더니 현재는 전교생 수가 45명에 달한다.

전교생 가운데 유학센터에서 생활하는 학생수만 14명이다. 유학센터가 산촌 농가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숙식과 교육 등 생활 전반을 지원하면서 전학 온 대도시 학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도시 아이들이 지역 학교로 전학해 6개월 이상 기숙사(생활관)나 농가에서 먹고 잔다. 마을 주민들이나 유학센터 교사들이 꾸리는 생태교육을 받고, 방과 후에는 밭을 매고, 숲에서 뛰논다. 유학비는 월 40~80만원 수준이다.

농촌생활을 위해 대도시에서 이사온 가정의 학생 수도 26명이다. 30가구에 불과했던 산촌마을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학교가 작다 보니 도시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수업이 많다. 국어활동시간에는 교과서에 나온 꼬리잡기, 숨바꼭질, 말뚝박기를 운동장으로 나와 선생님과 함께 직접 배운다.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에는 숲 속으로 떠나는 ‘숲 교실’을 통해 숲길 걷기, 야생화 관찰 등의 생태체험을 하기도 한다.

소호분교는 학생 수가 늘어나자 교실과 강당 겸 다목적실도 각각 1개실씩 증축키로 교육청과 협의를 완료한 상태다. 또 마을공동체와 학교 연계 프로그램 등 산촌마을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학생 유입에 힘을 모으고 있다.

박지애 상북초 교장은 “마을방과후학교 숲체험 프로그램 등 마을과 연계해서 아이를 같이 키울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껴서 많이들 찾아오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특색사업을 운영해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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