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핑 제니가 들어 1년간 품절 대란..손바닥만한 '해 백' [민지리뷰]

2021. 11. 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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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HAI) 실크백

「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민지리뷰는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하는 코너입니다.

블랙핑크 제니가 들면서 품절대란을 일으킨 ‘해 실크백’을 사려고 해외 직구 사이트를 들여다보기를 1년. 가장 갖고 싶었던 컬러는 끝끝내 품절이 풀리지 않았고, 결국 그다음으로 마음에 둔 라벤더 컬러의 실크백을 받아 들었다. 손바닥만한 작은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실크 특유의 우아함과 톡톡 튀는 컬러감으로 막강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이 가방. 요즘 트렌드의 중심에 선 2000년대 틴에이저 감성의 패션 아이템이 궁금하다면 눈여겨보시길.

해(HAI)는 네델란드 디자이너가 바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가방이다. 바다 해자를 쓴 이유는 중국에의 생활을 디자인에 담았기 때문. 블랙핑크 제니가 든 모습이 공개되며 완판템의 반열에 올랐다. [사진 해]

Q : 어떤 가방인가요.
영국에 기반을 둔 ‘해(HAI)’라는 브랜드의 실크백입니다. 소재는 100% 멀버리 실크예요. 사이즈는 가로, 세로 15cm×17cm, 폭 6cm의 미니백입니다. 해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테사 베르뮐렌이 만든 브랜드예요. 이름은 한자의 ‘바다 해(海)’에서 따왔어요. 네덜란드 디자이너지만 상하이에 살았던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여러 색상이 있지만 저는 보라색을 좋아해서 라벤더 컬러를 선택했어요.

Q : 어디서 구매할 수 있나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직구를 해야 했는데, 올해 국내 플랫폼에 입점해 쉽게 구매할 수 있어요. 저는 직구를 하려던 차에 29cm에 입점하면서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에 바로 구매했어요. 운 좋게도 직구하려던 가격보다 저렴해 10만원 초반대에 샀어요. 국내 판매가는 29cm 기준 15만8000원이고, 영국 판매가는 75파운드에요.
직구할 때 장단점이 있어요. 직구를 하면 좀 더 다양한 색상이나 뱀부 핸들처럼 다른 디자인의 가방 중에서 고를 수 있어요. 또 헤어 액세서리도 같이 구매할 수 있고요. 배송비가 붙으면 17만원 정도에요. 국내에서 파는 것보다 조금 비싸더라고요.

1년을 지켜보다 드디어 손에 들어온 라벤더 컬러 해 백. 햇빛을 받으면 실크 고유의 반짝임이 마치 햇빛을 받은 바다를 연상시킨다. 브랜드 명인 해(海)와도 일맥상통하는 이미지가 더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사진 박세미]

Q : 이 가방에 왜 꽂혔나요.
지난해부턴가 실크 소재가 유행하면서 실크 제품이 갖고 싶어 이것저것 알아봤어요. 그러던 중 블랙핑크 제니가 해 실크백을 든 모습을 보고 반했어요. 색감도 너무 예쁘고 실크 특유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이 살아있더라고요. 거기다 디자인에선 귀여움까지 놓치지 않아서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컬러가 다양한데 제가 관심 있던 색상은 계속 품절이어서 1년 동안 틈날 때마다 사이트를 구경했을 정도예요. 결국에는 가장 갖고 싶었던 컬러는 계속 품절이어서 두 번째 위시리스트였던 라벤더 컬러로 사게 되었어요.
사실 국내 입점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그렇게 관심이 있는 가방인 줄 몰랐어요. 실제로 본 적도 없고요. 그런데 입점하고 나서 인스타나 유튜버들이 많이 착용하는 걸 알게 됐어요.

Q : 이 가방이 가진 가치는 무엇인가요.
요즘 지속가능한 패션이 화제인 만큼 가죽 가방보다는 비건 레더나 캔버스 같은 소재들이 떠오르고 있어요. 그런데도 아직까진 클래식한 레더 제품이 더 예쁘고 다양해서 소비가 많은 게 사실이잖아요. 매년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새로운 컬렉션을 보면 ‘누가 사지?’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아티스틱한 가죽 제품이 있어요. 누군가는 구매하겠지만 오랫동안 재고로 남을 생각을 하면 동물들에게 미안해져요.
그래서 앞으로는 가죽 소재 소비를 줄이고 싶은데, 에코백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디자인의 가방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천 소재로 휘뚜루마뚜루 들 수 있으면서도 고급스럽고 포멀한 가방이요. 그런 의미에서 해의 실크 가방이 좋은 영향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가방의 비비드한 컬러감이 무채색 옷이나 캐주얼 차림에 들어 포인트를 주기 좋다. [사진 해]

Q : 디자이너를 칭찬해준다면요.
자신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브랜드로 탄생시켰다는 점이 멋진 것 같아요. 실크뿐만 아니라 뱀부 핸들도 그렇고, 상하이에서 어떤 매력적인 경험을 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가방이에요. 실크로 된 가방이 햇빛을 받으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해요. 이런 걸 다 계산해서 바다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실크를 사용한 것도 낭만적이고요.

Q : 패션은 아무래도 트렌드를 따라가잖아요. 해 백도 최근 트렌드와 잘 맞나요.
이 가방은 요즘 유행하는 2000년대 틴에이저 감성을 잘 반영해서 디자인에 담은 것 같아요. 유행은 20년마다 돌아온다는 말이 있죠. 최근 MZ세대에겐 2000년대 패션이 유행하고 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기말 패션’이라고 불리면서 촌스러움을 상징했던 그 패션이 다시 돌아온 거죠. 요즘은 ‘Y2K 패션’이라고 조금 더 멋진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크롭티나 볼레로, 로우라이즈 진, 곱창 밴드같은 패션 아이템들이요. 2000년대 초반 패션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가장 기억나는 건 패리스 힐턴의 핑크색 트레이닝복과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나온 핑크 핑크한 패션들이에요. 이런 키치한 감성들이 M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 다시 유행하는 것 같아요.

블랙핑크 제니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해의 실크백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에 바로 인기가 올라갔다. [사진 제니 SNS 캡처]

Q : 가격은 적당한가요.
조금 비싸다고 생각해요. 75파운드란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10만원 정도면 실크니까 이해하면서 구매할 것 같아요. 이 가방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면 실크 중에서도 퀄리티가 높은 멀버리 실크 소재고, 가방 자체 퀄리티도 좋아요. 또 브랜드가 점점 성장하면 분명 가격이 더 오를 거예요. 어떻게 보면 지금이 가장 저렴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하하.

Q : 사용해 보니 얼마나 만족하세요.
10점 만점에 7점이에요. 디자인과 감성만 보고 구매한 거지만 받아보고 너무 작아서 깜짝 놀랐어요. 겉에서 봐도 손바닥만한데 안감까지 있어서 꽤 두꺼워요. 그래서인지 수납공간은 더 작은 듯해요. 반지갑과 핸드폰만 넣으면 거의 꽉 찬다고 하면 이해되실까요. 다행히 소지품을 많이 들고 다니지 않는 편이라 미니백을 선호해서 작은 크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아 다행이에요.

가방 안쪽에는 다른 컬러의 실크 안감을 사용했고, 실크 가방이지만 모양이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했다. 미니 백으로 소지품 수납이 용이하지 않지만 안쪽에 스냅단추를 달아 소지품이 흘러나오지 않게 방지해준다. [사진 박세미]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가방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런 생각이 조금 사라지더라고요. 우선 홑겹이 아니고, 안쪽에 심지를 덧대었는지 각이 무너지지 않아요. 안감도 실크인데, 겉감과 안감의 색을 다르게 한 것도 포인트가 돼요. 또 소지품이 흘러내리지 않게 똑딱이 단추를 달아서 유용하더라고요. 작은 수납 주머니엔 로고도 자수로 박혀 있어서 꽤 신경 써서 한 땀 한 땀 만든 느낌이 들어요. 오랫동안 갖고 싶었던 가방인 만큼 실크에서 나는 광택이나 색감도 너무 예뻐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색으로 하나 더 사고 싶어요.

Q :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요.
아직 작은 브랜드라서 그런지 품목별 생산량이 적어요. 좋은 제품이면 직구도 마다치 않는 한국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었으니 ‘로또 맞았구나’라고 생각하고 생산량을 늘릴 만도 한데 말이죠. 컬러도 좀 더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실제 이 가방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택을 멋으로 달고 다녀요.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들면서 짝퉁도 많아져서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로고가 적힌 액세서리를 달아주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블랙핑크 제니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사진 제니 SNS 캡처] 오른쪽은 브랜드 명인 해백. [사진 박세미]

Q : 멋스럽게 스타일링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소지품을 적게 넣는 게 이 가방을 가장 예쁘게 드는 방법이에요. 가방 안쪽에 똑딱이 단추가 있어서 여밀 수가 있는데 가급적이면 그 아래쪽으로 물건을 담아야지 소지품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어요. 자칫 소지품이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거든요. 이 가방의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색감이나 광택만으로도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이에요. 편한 원피스나 청바지에 들면 꾸민 듯 안 꾸민 듯 센스있는 스타일링을 연출해줘요. 화려한 옷에 매칭하면 오히려 과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요.

Q :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저처럼 소지품이 많지 않고 가벼운 미니백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내추럴한 룩을 좋아하고 에코백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천 가방을 찾고 있다면 딱 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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